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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스타인 망령' 못 떨치는 트럼프…트럼프 가린 파일공개 파장

'엡스타인 망령' 못 떨치는 트럼프…트럼프 가린 파일공개 파장
미성년자 성착취범으로 수감 중 숨진 제프리 엡스타인 수사 자료 공개를 둘러싼 논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계속해서 정치적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의 범죄에 연루됐다는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약속한 수사 자료 공개가 찔끔찔끔 이뤄지면서 의혹을 해소하기는커녕 숨길 내용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잦아들지 않는 형국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공화당 소속인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은 현지시간 21일 CBS뉴스 인터뷰에서 법무부의 수사 자료 공개를 두고 "법무부가 법의 취지와 문구를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매시 의원은 법무부가 엡스타인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공개하도록 하는 '엡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을 공동 발의한 의원입니다.

법무부는 상·하원을 통과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서 발효된 이 법에 명시된 시한인 지난 19일에 자료 일부를 웹사이트에 공개했고, 20일에도 추가로 공개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공개하지 않은 자료가 상당한 데다, 먼저 공개한 파일 중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사진 등 16건을 삭제한 사실이 드러나 은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에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법무부가 법을 어겼다면서 팸 본디 법무부 장관 등 관련자들의 탄핵과 기소까지 거론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관련 자료 공개에는 지극히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민주당 출신 전직 대통령인 빌 클린턴이 여성과 함께 있는 사진들을 여러 건 공개한 것은 법무부의 당파적 조치라는 게 민주당 대응에 깔린 기류입니다.

민주당의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ABC뉴스 인터뷰에서 법무부의 자료 공개가 법이 요구하는 수준에 미달했다면서, 이에 대한 완전한 해명과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법무부는 자료 검토와 피해자 보호를 위한 개인정보 삭제 등의 절차를 마치는 데 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향후 몇 주에 걸쳐 파일 수십만 개를 더 공개할 방침입니다.

이처럼 자료 공개가 당분간 계속되면서 새로운 자료가 나올 때마다 트럼프 행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또 미국 언론의 평가에 따르면,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에는 엡스타인의 범죄 행각이나 그와 유력 인사들의 관계와 관련해 새로운 내용이 없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수개월의 진통 끝에 자료를 공개했지만, 막상 진상 규명을 바라는 이들의 욕구를 충족해줄 만한 내용이 없으면 행정부를 향한 의혹이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공화당 랜드 폴 상원의원은 이날 ABC뉴스 인터뷰에서 "완전한 공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어떤 증거나 징후가 있으면 이건 앞으로 수개월 더 행정부를 괴롭힐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의 억만장자 엡스타인은 자신의 자택과 별장 등에서 미성년자 수십 명을 비롯해 여성 다수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성범죄 혐의로 체포된 뒤 2019년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완전한 진상 규명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엡스타인은 생전 정관계 유력 인사 다수와 관계를 유지해왔는데, 이들 일부가 엡스타인으로부터 성접대를 받은 게 아니냐는 등의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2000년대 초까지 엡스타인과 여러 파티나 행사에 함께 참석하는 등 공공연히 어울렸기에 이런 의혹에 휘말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은 오래전에 엡스타인과 멀어졌으며 엡스타인의 범죄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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