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회용 빨대 사용을 놓고 정부 정책이 계속 혼선을 빚어오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손님이 먼저 달라고 해야 빨대를 주도록 하겠다는 방침인데, 버블티나 스무디처럼 빨대 없이 마시기 힘든 음료까지도 일일이 요청해야 하느냐는 불만이 나오자 정부가 또 한발 물러섰습니다.
장세만 기후환경 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종이빨대를 생산하는 업체입니다.
이 업체는 7년 전 약 70억 원을 들여 종이빨대 제조부터 포장까지 자동화 설비를 개발했습니다.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겠다는 정부의 말을 믿고 투자한 것인데, 지난 2019년 정부가 실제 플라스틱 빨대 금지 계획을 밝힌 뒤 한때 월 3천만 개씩 팔렸습니다.
하지만 코로나와 종이빨대에 대한 소비자 불만 증가 등으로 수차례 미뤄지다 2023년에는 플라스틱 빨대 규제를 무기한 유예했고, 이 업체의 매출은 1/10로 급감했습니다.
[최광현/종이빨대 업체 대표 : 갑자기 또 (빨대) 정책 철회를 전부 다 하고 이런 과정이 여러 차례 번복하니까 굉장히 억울한 측면이 있습니다.]
정부의 새 빨대 정책에서도 종이빨대 전면 재도입은 없었습니다.
정부가 내놓은 새 빨대 규제는 빨대 재질이 종이든 플라스틱이든 따지지 않되, 매장에서 손님이 먼저 요청할 때만 꺼내주라는 것입니다.
종이빨대도 비닐 코팅을 해야 해서 플라스틱 빨대보다 딱히 친환경적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큰 이유.
[김지웅/시민 : 종이빨대 자체가 너무 잘 흐물어지다 보니, (고객요청 방식으로) 플라스틱 빨대를 좀 수요를 줄이는 대신에 쓰는 게 낫지 않나.]
하지만 매장에 빨대를 비치하는 것을 금지하고, 빨대 없이는 사실상 못 마시는 음료까지도 일일이 빨대를 요청하게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나연/시민 : 빨대는 필수적으로 필요하니까 요청해야 되는 건 좀 불편한 것 같아요.]
[고장수/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 : 얼음을 갈아서 만든 스무디도 있고 또 이제 버블 음료도 있는데 이것은 빨대가 없으면 이용을 못 하는 음료거든요.]
이에 대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음료 형태에 따른 빨대 필요 여부를 따져, 메뉴에 따라 종전처럼 음료와 함께 빨대 제공을 허용할지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버블티나 스무디 등에 대해서는 손님의 요청이 없어도 빨대 제공을 허용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또 컵의 형태에 따라 빨대 없이는 마실 수 없는 컵도 많아서 컵의 생김새 문제에 대해서도 대국민 토론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기후부는 설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김한결, 영상편집 : 채철호,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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