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저희가 단독 보도한 김범석 의장의 노동자 사망 은폐 지시 의혹에 대해 쿠팡 청문회에서 미국인 임시 대표는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SBS가 확보한 당시 자료에는 이 미국인 대표의 이름이 곳곳에서 등장했습니다.
고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젯(17일)밤 늦게까지 이어진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청문회.
2020년 10월 쿠팡 물류센터에서 과로사로 숨진 고 장덕준 씨 사건과 관련해 김범석 당시 쿠팡 한국법인 대표가 사건 축소와 은폐를 지시했다는 SBS 보도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습니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는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습니다.
[해롤드 로저스/쿠팡 임시대표 : 제가 구체적으로 이 화면에 등장하고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사건 당시 김범석 대표와 쿠팡 최고개인정보보호책임자 A 씨가 고 장덕준 씨의 근무상황 영상 등에 대해 나눈 메신저 대화에는 주장과 다른 정황이 드러납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장덕준 씨 사망에 대한 질의가 있기 하루 전.
김 대표가 "내일 아침 국회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자, A 씨는 "금요일 밤부터 쉬지 않고 작업했다"며 "HL 또한 검토했다"고 답합니다.
또 "HL 등에게 거의 매시간 발견한 사항을 제공했다"고도 답합니다.
HL이 누군지는 A 씨가 김 대표와 대화를 나누기 직전 이틀간 발송한 '보안 메일'에서 알 수 있습니다.
수신 참고인 가장 앞에 나오는 HL, 해롤드 로저스 당시 쿠팡 미국법인 최고관리책임자로 돼 있습니다.
메일에는 장덕준 씨가 15kg이 빠졌다는 등의 언론보도와 관련해 장 씨가 숨지기 일주일 전부터 "카메라에 잡힌 모든 순간을 처음부터 끝까지 타임라인으로 정리해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해롤드 로저스 역시 장덕준 씨 사망과 관련된 주요 사안을 보고받은 정황이 드러난 겁니다.
SBS 해명 요청에 대해 쿠팡 측은 해임된 전 임원의 왜곡된 주장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택배 노조는 오늘 장 씨의 모친인 박미숙 씨가 참여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김범석 의장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한결, 영상편집 : 최혜란, 디자인 : 조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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