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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가 달라졌다"…'주토피아 2'의 과감한 도전 [스프]

[취향저격] 디즈니의 자기 성찰, 새로운 서사 방향성 열리나 (글 : 이현민 대중문화평론가)

주토피아2
최근 몇 년간 디즈니의 PC주의는 이 기업이 무엇을 위해 성장해 왔는지를 근본적으로 되묻게 하는 정치적 실험이었다. 올바름의 기준은 정해져 있고, 그 절대 선(善)을 건드리거나 비판하는 사람은 올바르지 못한 사람으로 간주하는 것이 PC주의가 비판받는 지점이다. 사람들은 올바름이라는 가치 자체를 비판하지 않는다. 다만 올바름을 하나의 성역으로 삼아 흑백 논리를 펼치는 극단적 사고를 비판한다.

디즈니는 지난 한 세기 동안 각 시대의 어린이들, 이제는 어른이 된 그들과 다시 그 자녀들에 이르기까지 세대를 관통하며 꿈의 이미지를 축적해 왔다. 100년 기업 디즈니는 그 명성에 걸맞게 수많은 이들의 꿈과 희망을 설계하며 성장한 것이다. 이처럼 디즈니를 통해 순수한 꿈을 키우며 성장한 어린이들에게 '올바름'의 가치는 쉽게 와닿지 않는다. 어린이들의 순수는 규정된 올바름이 아니라, 그들이 보고 느끼는 그대로의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이어진 디즈니의 PC주의 여파는 디즈니 매출 급감을 비롯한 다양한 정치적 이슈를 만들었다. 이러한 추세는 결국 디즈니 CEO 밥 아이거의 "디즈니는 더 이상 메시지가 아닌 사람들을 즐겁게 만드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이어졌다. 이는 디즈니의 서사 전략의 방향성을 새롭게 잡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물론 그의 메시지가 더 이상 PC주의를 논하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니겠으나, 이번 <주토피아 2>의 서사와 이 메시지는 전혀 무관하지 않게 느껴진다.

9년 만에 돌아온 <주토피아 2>에서는 주디와 닉의 합동 수사가 한 단계 진화한다. 서로를 알아가는 단계를 넘어 이제는 이해하며 함께하는 단계로 들어선 둘의 관계가 협업을 넘어 우정으로 발전한다. 특히 툰드라의 기후 장벽 때문에 장벽 밖으로 밀려난 게리 일가를 돕는 주디와 닉의 모습은 디즈니가 그동안 표방해 온 가치가 새로운 방식으로 변주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토피아 2>는 현실 사회에서 끊임없이 논쟁이 된 '기후'라는 주제를 과감히 서사의 중심에 배치한다. 그동안 우리의 삶에서 기후 문제는 환경보호와 미래 세대 보호라는 명분 아래, 정치적으로 반대하기 어려운 도덕적 성역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이러한 성역은 때로 명분이 되어 '기후 장벽'과 같은 또 다른 형태의 전체주의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 결과 '기후 장벽'을 반대하는 이들이 올바르지 못한 인간으로 낙인찍히는 불합리가 세계 곳곳에서 반복되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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