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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케이블 타이' 묶여 구금된 '아기 예수'…정교 분리 '크리스마스 전쟁' 터졌다

아기 예수의 탄생을 지켜보는 성모 마리아와 요셉의 성스러운 조각물 뒤로, 검은 옷의 인물들이 수갑을 들고 이들을 덮치려 손을 뻗고 있습니다.

이민세관단속국 마크가 찍힌 방탄 조끼를 입은 이들은 다름 아닌, '이민단속반'을 상징하는 조형물입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의 미션개더링 교회 앞에 이런 조형물이 세워졌다고 현지시간 15일 CNN이 보도했습니다.

한 남성이 교회에 침입해 "정말 역겹다"며 이 조형물을 때려부수려 하는 모습도 CNN 취재진에 포착됐습니다.

이 교회의 앤드루 십리 목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 조형물이 일부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면서도 "그걸 의도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이 장면은 우리 도시에서 일어나는 일들,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불편한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가혹한 반이민 정책에 대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종교 단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분출하기 시작했는데, 일부 종교인들은 예수도 한때 난민이었던 만큼 약자를 위해 교회가 할 일을 하는 것이라 반기면서도, 다른 한 쪽에서는 신성 모독이란 반발도 나오고 있다고 CNN은 짚었습니다.

실제로 미국 보스턴 대교구에서는 매사추세츠주 더덤에 있는 세인트 수산나 성당에, 예수와 마리아, 요셉 상이 있어야 할 자리에 "이민단속국이 다녀갔다"는 문구를 비치한 조형물을 철거해달라고 공식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교구의 스티브 조소마 주임 신부는 성경에 부합한다며 해당 장식을 철거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미국 일리노이주 에반스턴의 레이크 스트리트 교회 앞 성탄절 장식은 케이블 타이로 묶인 아기 예수가 구금되고 마리아와 요셉이 방독면을 쓴 채 바라보는 모습으로 꾸며졌습니다.

이민자 구금 센터 앞에서 시위대가 경찰 최루탄에 맞서 방독면을 쓰고 충돌 중인 지금의 상황을 빗댄 겁니다.

보수 성향 폭스 뉴스는 "크리스마스 전쟁이 다시 시작된 것 같다"며 교회를 비판했고, 이 교회 목사는 폭스 뉴스 보도 뒤 여러 차례 살해 협박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취재 : 김민정, 영상편집 : 이다인, 제작 :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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