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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할 말이냐?"…트럼프, 영화감독 죽음 조롱에 역풍

"대통령이 할 말이냐?"…트럼프, 영화감독 죽음 조롱에 역풍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유명 영화감독 롭 라이너와 프로듀서 미셸 싱어 라이너 부부의 피살 사건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 미디어에 이들의 죽음을 조롱하는 글을 올린 데 대해 곳곳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라이너 감독 부부는 14일 오후(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의 고급 주택가에 있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경찰은 이 부부의 아들 닉(32)을 살해 용의자로 체포했습니다.

라이너 감독은 '프린세스 브라이드',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미저리', '어 퓨 굿 맨', '그녀가 모르는 그녀에 관한 소문' 등 히트작으로 유명합니다.
트럼프가 올린 롭 라이너 추모글 (사진=게티이미지)
▲ 트럼프가 올린 롭 라이너 관련 글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롭 라이너가 다른 사람들에게 분노를 유발했기 때문이라며, 그 원인이 '트럼프 발작 증후군'(TRUMP DERANGEMENT SYNDROME)'이라고 했습니다.

"일명 'TDS'라고 하는데, 이성을 마비시키는 이 질병에 따른 그의 거대하고 고집스러우며 치료 불가능한 집착"이 원인이라는 것입니다.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가 올해 9월 암살당한 이래 트럼프 지지자들은 좌파가 찰리 커크의 죽음을 패륜적으로 조롱하고 있다며 강한 비난을 해 왔지만, 트럼프의 이번 발언으로 할 말이 마땅치 않게 됐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미국 CNN 방송은 "갑자기 입장이 뒤바뀌었다"며 게다가 비극적 죽음에 대해 조롱 발언을 한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부 공화당 정치인들도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토머스 메시(공화·켄터키) 연방하원의원은 "롭 라이너에 대한 감정이 어떠했는지와 무관하게, 잔혹하게 살해당한 사람에 대한 이런 발언은 부적절하고 무례하다"고 지적하면서 "공화당 동료 의원들과 부통령, 백악관 직원들은 (트럼프의 심기를 거스르는 것이) 무서워서 그냥 무시할 것인가?"라며 아무도 저런 발언은 옹호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직격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가 틀어진 마저리 테일러 그린(공화당·조지아) 연방하원의원은 라이너 부부의 죽음에 대해 "가족의 비극이며, 정치나 정적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며 "많은 가정이 마약중독과 정신건강 문제가 있는 가족구성원을 다뤄야 한다. 정말 힘든 상황이어서 공감해줘야 하며 특히나 살인까지 벌어졌을 때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돈 베이컨(공화·네브래스카) 연방하원의원은 CNN 방송에서 "이런 말은 술집 취객에게서나 들을 만한 것이지 미국 대통령이 할 말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답게 될 수 있을까?"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맹목적 추종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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