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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산타랠리는 올까?…일본 금리결정에 쏠린 눈 [스프]

[이브닝 브리핑] 비트코인 급락 · AI거품론에 낙관론 흔들

이브닝브리핑
오늘(16일) 가상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한때 8만5000달러 선까지 하락했습니다. 위험자산 시장의 투자심리 위축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미국에선 진정 기미를 보이던 'AI 거품론'이 또 고개를 들면서 국내 코스피는 4천선이 무너졌습니다. 또 아시아 증시가 모두 부진했습니다. 연말의 소비와 유동성 증가가 이끄는 이른바 '산타랠리'를 기대했던 금융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운 셈입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말 랠리 여부를 가름할 변수로 크게 2가지를 꼽았습니다. ⓵19일 일본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조정의 여파, ⓶미국 메모리반도체 대표기업인 '마이크론'의 실적발표(현지시간 17일)가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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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예고한 일본, '엔캐리' 자금 움직이나?
가상화폐 약세는 미국 증시에서 관련 주가의 하락으로 이어졌는데, 대표적 비트코인 기업인 스트래티지가 8.14%, 코인베이스, 로빈후드의 주가도 급락했습니다. 최근 미국 등 주요국의 국채 금리가 일제히 오르자(채권 가격하락) 시장에선 '엔 캐리 트레이드'자금을 일부 청산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그동안 일본의 저금리에 싼 이자로 엔화를 빌려서 미국 국채와 신흥국 금융시장에 투자한 자금이 일본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자 동요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일본 중앙은행(BOJ)의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지난 1일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 적절히 판단하고자 한다"면서 "너무 늦지도 빠르지도 않게 완화 정도를 적절하게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본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정책결정회의는 오는 18일과 19일 이틀 동안 열리고 19일 낮에 결과를 발표합니다. 지난 1월 0.50%로 인상했던 기준금리를 0.75%로 높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일본은 지난해 3월(-0.10%)부터 올해 1월까지 분기 단위로 꾸준히 금리를 인상했지만, 물가 상승률이 목표인 2%를 웃돌면서 심한 엔화 가치 약세가 계속돼왔습니다.

시장은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의 예고로 받아들였습니다. 실제로 지난 1일 우에다 총재의 발언 직후, 미국과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상승했고, 비트코인은 하루 새 7% 급락하며 8만3900달러 선까지 밀리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의 큰 축이었던 엔캐리 자금의 이동 조짐에 주식시장도 영향을 받기 시작하면서 뉴욕증시와 아시아증시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우려는 과도하다? 지난해 8월과는 다른 여건
시장이 크게 반응하는 것은 충격의 경험 때문입니다. 지난해 7월 일본의 기준금리가 갑작스럽게 인상되고,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나오자 8월에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대규모 청산이 나타났고, 한국은 물론 주요국 주식시장에 '블랙 먼데이'를 불러왔습니다.

일본의 금리가 오르면, 엔화 자금을 대규모 대출했던 투자자들은 당장 이자 부담이 늘어나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채권금리가 오르면(채권가격 하락) 기존에 엔캐리 자금으로 투자했던 달러화 자산의 가격이 떨어지게 돼, 결국 손실 회피와 상환 부담이 커지며 투자금의 청산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이런 현상이 나타났던 겁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추산한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약 506조6천억 엔, 우리 돈으로 약 4천790조원에 이릅니다.

하지만 이번 연말의 경우는 엔캐리 청산의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지난해 8월 당시에는 엔화 가치의 하락을 예상하고 투자한 '쇼트 포지션'(엔화 순매도 선물계약)의 규모가 사상 최대일 정도로 많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 금리를 인상하자 단기간에 서둘러 청산하는 과정에서 시장에 충격이 컸습니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지금은 이런 엔화 쇼트 포지션 규모가 당시와 비교해 25%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어, 시장을 크게 흔들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 일본의 금리 인상 예상이 상당 부분 시장에 선반영 된데다, 한국처럼 일본도 관세협상과 미국의 압박 속에 대미 직접투자의 비중이 늘어난 상황이라는 점도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의 근거입니다. 전문가들 분석에선 전체 엔캐리 자금에서 청산 가능성에 노출되는 규모는 10%에 크게 못 미칠 것이고, 상환이 일어나도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낙관론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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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거진 AI거품론..단기 조정 그칠까?
결국 중요한 분수령은 AI 벨류체인이 이끌어온 뉴욕증시 등 세계 주식시장의 상승 기조가 유지될 것인가에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주 미국 증시에선 AI거품론이 다시 고개를 들며 이번 주로 여파가 이어지는 흐름입니다.

구글에 공급하는 인공지능 칩(TPU)으로 주목받는 반도체업체 브로드컴은 4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28%나 늘며,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내놨지만, 이틀 연속 주가가 15% 넘게 급락했습니다. '호크 탄' CEO는 "AI 칩 매출이 2배로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오픈AI와 관련된 수주 잔액이 모두 매출로 연결되지는 않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AI 매출의 총 마진이 비(非)AI 매출 총 마진보다 낮다"고 설명해 수익성에 대한 우려를 키웠습니다. 시장에서는 내년 출하될 AI제품 수주 잔고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내놓으면서 좋은 실적에도 주가가 흔들린 것입니다.

오라클은 사업 핵심인 클라우드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역시 주가가 급락했는데, 오라클의 자금 위기에 대비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수요가 늘면서 부정적 전망을 키웠습니다. 이런 흐름은 곧바로 국내 증시로 이어지면서 외국인들은 오늘(16) 1조4천억 원 어치의 순매도를 보이며 투자심리가 위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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