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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무슬림 총격범, 시리아 출신 무슬림 '시민 영웅'에 제압돼

호주 무슬림 총격범, 시리아 출신 무슬림 '시민 영웅'에 제압돼
▲ 총격을 가하고 있는 용의자 뒤로 몰래 다가가는 아흐메드

호주 시드니 해변 총격 사건에서 총을 든 용의자 뒤로 몰래 다가가 몸싸움 끝에 총기를 빼앗은 '시민 영웅'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그는 시리아 출신 40대 무슬림 아흐메드 알 아흐메드로, 시드니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는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총격범을 제압하는 모습이 사건 당시 영상으로 촬영돼 온라인에 공유되며 사람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아흐메드와 몸싸움 끝에 총격범은 뒤로 넘어졌고, 빼앗은 총기를 겨누는 아흐메드의 눈치를 살피다가 뒷걸음질치며 공범이 있는 보행자 다리 쪽으로 도망쳤습니다.

시드니모닝헤럴드·캔버라타임스 등 호주 언론들에 따르면 아흐메드는 10여 년 전 시리아에서 시드니로 이주한 무슬림으로, 현재 6살과 5살 난 딸을 두고 있습니다.

사건 당시 현장 근처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총격을 목격하고 행동에 나섰습니다.

사촌 조자이 알칸지는 "그가 '나는 죽을 것이다. 내 가족을 만나서 내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러 내려갔다고 전해 달라'고 말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그의 가족은 아흐메드가 팔과 손에 각각 한 발의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은 뒤 회복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아흐메드의 아버지는 아들이 "무고한 사람들을 돕고 이 괴물들, 이 살인자들로부터 사람들을 구할 수 있었던 것에 신께 감사한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아흐메드의 또 다른 사촌 무스타파는 "그는 영웅"이라며 "아흐메드가 '신이 내게 총잡이를 덮칠 용기를 주셨다'고 말했다"고 소개했습니다.

호주 지도자들도 그의 용기에 경의를 표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총격범 중 한 명을 정면으로 공격한 매우 용감한 사람이 있었다"면서 "매우 존경한다"고 말했습니다.

크라우드펀딩사이트 '고펀드미'에서는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인 빌 애크먼이 10만 호주달러(약 9천800만 원)를 기부하는 등 1천여 명이 아흐메드를 위해 29만 호주달러(약 2억 8천만 원) 이상을 모금했습니다.

총격범과 몸싸움을 벌인 끝에 총기를 빼앗아 제압에 성공한 아흐메드 (사진=소셜미디어 캡처, 연합뉴스)
▲ 총격범과 몸싸움을 벌인 끝에 총기를 빼앗아 제압에 성공한 아흐메드

한편, 총격 용의자인 사지드 아크람(50)과 나비드 아크람(24) 부자도 주변에 따르면 무슬림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중 아들 나비드는 2019년 시드니에서 체포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관련 테러 계획범과 연관성을 이유로 호주 국내 정보기관인 호주안보정보원의 조사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호주 합동 대테러팀은 용의자들이 IS에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현장에 세워진 이들의 차량에선 급조폭발물(IED)과 함께 IS 깃발 2개가 발견됐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습니다.

(사진=소셜미디어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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