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선진국'으로 불리는 북유럽 국가, 핀란드에서 낯부끄러운 행태가 벌어졌습니다.
핀란드에서 미인대회 우승자가 동양인 비하 행동으로 왕관을 박탈당했는데, 집권 여당 의원들이 이를 옹호하며 단체로 '눈찢기' 인증샷을 올린 겁니다.
2025 미스 핀란드 우승자 사라 자프체가 문제의 발단이었습니다.
그는 지난달 말 식사 도중 양손으로 눈꼬리를 찢어 올리는 포즈를 취한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중국인과 밥 먹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눈 찢기'는 서구권의 대표적인 아시아인 비하 행동입니다.
비난이 쇄도하자 조직위원회는 지난 11일 자프체의 우승 자격을 박탈했는데, 더 큰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했습니다.
강경 우파 성향의 핀란드 집권 연정 소속 핀인단 의원들이 "내가 사라 자프체"라면서 자프체 연대에 나선 겁니다.
의원들은 보란듯이 눈을 찢는 사진과 영상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왕관 박탈은 과도한 처벌"이라고 했습니다.
핀인당 원내대표까지 "전적으로 이들을 지지한다"며 여기에 가세했습니다.
정부 차원의 대응도 비판을 샀는데, 핀란드 인권 대사는 "이 사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묻는 일본인의 엑스 계정을 차단해버렸습니다.
과거 블로그에 인종차별적 글을 올려 물의를 빚었던 리카 푸라 재무장관도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핀란드에 사는 일본인 남성이 아시아인 차별 개선을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을 시작해 4천 명 이상이 동참했다"고 전했습니다.
논란의 중심에 선 핀인당은 핀란드어로 '핀란드인들을 위한 당'이란 뜻의 강경 우익 성향 포퓰리즘 정당입니다.
반이민, 반난민을 구호로 내세워 급성장해 지난 4월 총선에서 제2당으로 발돋움했습니다.
1위를 차지한 중도 우파 국민연합당이 과반 의석 확보를 위해 손 잡으면서 핀인당은 연립 정부의 주축이 됐습니다.
핀인당 소속 의원들이 잇따른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지만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가 연정 붕괴를 우려해 이들의 '눈치 보기'에만 급급한 상황이라고 현지 언론은 꼬집었습니다.
(취재 : 김민정, 영상편집 : 이다인, 제작 :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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