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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선포 때 김건희, 윤과 심하게 싸워…'다 망쳤다' 분노"

"계엄선포 때 김건희, 윤과 심하게 싸워…'다 망쳤다' 분노"
▲ 조은석 특별검사가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외환 사건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오늘(15일) 180일간의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비상계엄에 관여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했을 때 김 여사와 심하게 싸웠으며 김 여사가 윤 전 대통령을 향해 '당신 때문에 다 망쳤다'며 분노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지영 특검보는 오늘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비상계엄 선포 당일 김건희를 보좌한 행정관, 당일 방문한 성형외과 의사 등을 모두 조사해 행적을 확인했고, 작년 8∼11월 관저 모임에 참석한 군인들도 모두 조사했으나 김 여사가 모임에 참석했거나 계엄에 관여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텔레그램 등에 비춰볼 때 김 여사의 국정 개입이 상당했던 것으로 의심되고, 특검팀도 의혹을 염두에 두고 수사했지만 계엄 당일 행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며 "개입을 증명할 어떤 증거나 진술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가방 수수 의혹 등 '사법리스크' 무마가 비상계엄 선포의 직접적·명시적 동기는 아니지만 배경에 작용한 요인으로서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박 특검보는 "비상계엄 선포의 동기와 목적은 권력 독점과 유지"라며 "명태균 리스크와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사가 직접적인 건 아니고 계엄 선포 시기를 정할 때 어느 정도 반영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주요 목적이나 선포의 기저(에 깔린 요소)는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리스크 해소를 권력 독점과 유지를 통해 일거에 해소하겠다는 마음이 없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권력의 독점·유지는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고, 거기에 사법 리스크 해소가 포함돼 있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결국 파면이라는 결과를 몰고 온 윤 전 대통령의 느닷없는 비상계엄 선포를 놓고선 그 배경이나 동기를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세간의 평가가 지배적이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왼쪽)과 김건희 여사 (사진=연합뉴스)

한편 특검팀은 김 여사를 가까이서 보좌했던 사람으로부터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심하게 싸웠다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박 특검보는 계엄을 선포했을 때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이 심하게 싸웠다는 진술이 있었다면서 '당신 때문에 다 망쳤다'는 취지였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인물의 진술은, 본인(김 여사)이 생각한 게 많았는데 비상계엄이 선포되는 바람에 '다 망쳤다', '모든 게 망가졌다'면서 김 여사가 계엄 선포에 분노했다는 취지라고 박 특검보는 부연했습니다.

김 여사는 지난 정권 내내 정·관가 내부에서 윤 전 대통령을 가리키는 '브이 원'(V 1·VIP 1)에 앞서는 의미의 '브이 제로'(V O)라는 은어로 불릴 정도로 언사에 거침이 없었다고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김 여사의 당일 및 이전 행적과 계엄 선포 후 주변인 진술 등을 토대로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이 김 여사가 같이 계엄을 모의한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 제기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김 여사 간 관계에 관한 의혹에 대해선 "두 사람이 만난 정황 등이 발견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무속인 '천공'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도 "윤 전 대통령의 통화 내역 등에서 천공과 계엄을 논의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단순히 떠도는 소문만으로 소환 조사할 필요성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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