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폭스바겐 공장
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이 창사 88년 만에 처음으로 독일 내 공장을 폐쇄합니다.
중국 판매 부진, 유럽 수요 약세, 미국 판매에 대한 관세 부담 등으로 현금흐름 압박을 받는 가운데 나온 구조조정의 하나입니다.
폭스바겐은 16일부터 드레스덴 공장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2002년 이후 지금까지 총 20만 대를 넘지 않는 차량을 생산한 소규모 공장입니다.
폭스바겐의 주력 공장인 볼프스부르크 공장의 연간 생산의 절반을 넘지 않는 물량입니다.
폭스바겐의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한 쇼케이스 의도로 만든 드레스덴 공장에서는 처음에 고급 세단 페이톤(Phaeton)을 조립했습니다.
2016년 페이톤 단종 이후에는 최근까지 전기차 ID.3를 생산해왔습니다.
드레스덴 공장 폐쇄는 지난해 10월 노사가 합의한 구조조정의 일환입니다.
당시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노사는 독일 내 일자리를 3만 5천 개 이상 줄이기로 합의했습니다.
독일 직원 12만 명의 약 30%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노사는 강제 정리해고 대신 퇴직 프로그램과 노령 근로시간 단축 등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수단을 통해 인력을 감축하기로 했습니다.
폭스바겐은 비교적 소규모인 오스나브뤼크·드레스덴 공장에서 늦어도 2027년까지 생산을 중단한다는 방침을 밝혔었습니다.
회사는 독일 내 생산능력이 연간 73만 4천 대 줄어들 것이라고 했습니다.
사측은 노조 제안을 받아들여 임금을 5% 올리되 인상분을 회사 기금으로 적립해 비용 절감에 쓰기로 했습니다.
노사는 휴가수당을 줄이고 일부 상여금 항목도 없애기로 합의했습니다.
사측은 수요 감소에 따라 생산이 과잉된 상태라며 ▲ 독일 공장 10곳 중 최소 3곳 폐쇄 ▲ 그에 따른 인력 감축 ▲ 임금 10% 일괄 삭감 등 비용 절감 방안을 제시하고 노조와 협상을 벌였습니다.
최근 토마스 셰퍼 폭스바겐 브랜드 최고경영자(CEO)는 드레스덴 공장 폐쇄는 가볍게 내린 결정이 아니라며 "경제적 관점에서 필수적인 결정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공장 부지는 드레스덴 공과대에 임대됩니다.
대학은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반도체 개발을 위한 연구 캠퍼스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폭스바겐은 드레스덴 공과대와 함께 향후 7년간 이 프로젝트에 5천만 유로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한편 폭스바겐그룹은 지난 3분기(7~9월) 10억 7천만 유로(약 1조 9천억 원)의 세후 순손실을 기록, 코로나19 팬데믹 초반인 2020년 2분기 이후 첫 분기 적자에 빠졌습니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이 작년 3분기 3.6%에서 올해 3분기 -1.6%로 떨어졌습니다.
마진율이 낮은 전기차 생산 확대, 미국의 관세, 계열사 포르쉐의 전략 수정으로 인한 추가 비용을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들었습니다.
포르쉐는 배터리 생산 자회사를 청산하는 등 전기차 전략을 수정하느라 지난 3분기 9억 7천만 유로(약 1조 7천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폭스바겐그룹은 포르쉐와 관련해 올해 47억 유로(7조 8천억 원)의 추가 비용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아르노 안틀리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러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영업이익률은 5.4%"라면서도 연간 최대 50억 유로(약 8조 1천억 원)의 관세 부담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장 일각에선 현금흐름에 대한 압박이 계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존재합니다.
증권사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스티븐 라이트먼은 "2026년 현금흐름에 분명히 압박이 있을 것"이라며 내연기관차 수명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추가적인 신규 투자가 필요해진 가운데 폭스바겐이 광범위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유니온 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모리츠 크로넨베르거는 폭스바겐이 투자 목표를 달성하려면 "다른 아이디어와 프로젝트들이 투자 계획에서 제거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폭스바겐은 총 1천600억 유로(약 280조 원)로 설정한 향후 5개년 투자예산의 배분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FT는 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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