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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병들 안아주며 "목숨 바치는 건 영광"…음험한 속내

<앵커>

지난 8월, 러시아 파병 군인들에 대한 국가표창 수여식을 열었던 북한이 이번에는 공병 부대 귀국 환영식을 개최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국가에 목숨을 바치는 건 희생이 아니라 영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안정식 북한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평양 4·25 문화회관 앞 광장으로 군인들이 들어섭니다.

지난 8월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으로 파병돼 지뢰 제거 작업을 마치고 돌아온 북한 공병 부대원들입니다.

[김정은/북한 노동당 총비서 : 연대의 자랑찬 전투성과를 축하합니다.]

북한은 공병 부대 임무 수행 과정에서 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중앙TV : 전투임무 수행과정에 희생된 9명의 전투원들에게 공화국 영웅 칭호와 국기훈장 제1급, 전사의 영예훈장 제1급을 수여할 것을….]

김정은은 휠체어에 탄 부상병들을 직접 안아주며 위로했습니다.

9명의 희생자들을 위해 추모의 벽까지 만든 김정은은 조국에 바쳐지는 생을 희생이 아니라 영광으로 간주하는 것이 북한 군인들의 숭고한 사상감정이라고 치켜세웠습니다.

김정은은 지난 8월 국가표창 수여식에서도 포로가 될 위기에 자폭한 병사들을 양심에 떳떳한 선택을 했다고 미화한 바 있습니다.

[조선중앙 (지난 8월) : 생의 최후와 직면한 시각에조차 자기 의무에 충실하고 양심에 떳떳한 선택을 할 줄 아는 도덕성도 하나같이 훌륭하였다고 하시면서….]

국가정보원이 추산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북한군 전사자는 2천여 명인데, 희생자들을 영웅으로 치켜세우면서 유사시 목숨을 버릴 것을 사실상 계속 강요하고 있는 겁니다.

국정원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북한군 1만여 명이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 부근에서 경비 임무 중이고, 건설부대 5천여 명도 인프라 복구를 위해 파병됐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지속적인 파병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대가를 챙기고, 내부적으로는 희생자들을 영웅화하는 작업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 :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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