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쿠팡을 탈퇴하려 해도 절차가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지적이 잇따랐죠. 그런데 쿠팡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다른 플랫폼 역시 탈퇴 과정이 비슷하게 까다로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회원 탈퇴를 일부러 어렵게 만들어 이른바 '탈퇴 지옥' 논란을 불러일으킨 쿠팡.
소비자들의 원성과 정부의 압박이 이어지자 뒤늦게 탈퇴 절차를 수정했습니다.
최소 여섯 단계를 거쳐야 할 수 있던 회원 탈퇴는 네 단계로 줄였고, 유료 멤버십도 두 단계 만에 해지할 수 있도록 고쳤습니다.
탈퇴가 조금 빨라졌지만 오히려 소비자들은 이렇게 금방 고칠 수 있는 문제였느냐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윤웅현/서울 양천구 : 가입도 그렇고 탈퇴도 그렇고 일단 고객들이 편하게 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탈퇴 지옥'은) 잘못된 거죠.]
[정지훈/서울 양천구 :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려고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아닌가.]
가입은 간편한데 탈퇴는 복잡하게 설계해 놓은, 이른바 '다크 패턴'은 다른 플랫폼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기자가 직접 배달 앱인 배달의민족 유료 멤버십에 가입해 봤습니다.
결제까지 걸린 시간은 20초.
곧장 해지를 시도했는데 무려 7단계를 거쳐야 했습니다.
10분간 헤매다 결국 마지막 단계에선 해지보다 눈에 잘 띄는 해지 예약 버튼을 누르고 말았습니다.
다른 배달 앱 요기요나 음악감상 플랫폼 멜론 역시 해지 버튼이 숨겨져 있거나 여러 단계를 거쳐야 회원 탈퇴가 가능했습니다.
[이은희/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 : 탈퇴가 너무나 피곤해서 포기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소비자의 자유로운 선택의 권리를 침해한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전자상거래법은 회원 가입보다 해지 절차를 더 복잡하게 만들면 안 된다고 규정하지만, 처벌 조항이 없고 소급 적용도 안 돼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박춘배, 디자인 : 최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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