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10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서 왕실 보물이 도난당한 사건에 대해, 30초만 빨랐어도 도주를 막을 수 있었다는 프랑스 당국의 감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절도범 4명이 모두 붙잡혔지만, 사라진 왕실 유물은 아직 단 1점도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파리 권영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프랑스 감찰국은 의회 보고에서, 사건 당시 절도범들이 사다리차를 설치하고 발코니에 올라가는 모습, 또 몇 분 뒤 급히 떠나는 장면까지 모두 보안 카메라에 촬영됐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모니터 화면 부족 등 낡은 인프라 때문에, 사다리 설치 장면은 4분 뒤에야 관제 센터 모니터에 떴고, 보안 요원이 확인했을 땐 이미 절도범들이 도망친 뒤였다고 밝혔습니다.
[노엘 코르뱅/프랑스 문화부 감찰국장 : 30초만 더 빨랐더라면 절도범들의 도주를 막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30초면 충분했습니다.]
게다가 보안 요원들은 모니터로 보고도 절도범들이 침입한 외벽이 건물의 어디인지 몰라 경찰에 잘못 전달했고, 경찰은 엉뚱한 곳에 출동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로랑 라퐁/프랑스 상원 문화위원회 위원장 : 이 사건은 우연한 실패나 불운이 겹쳐서 발생한 사건이 아닙니다. 보안을 위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결과임이 분명합니다.]
절도범 4명은 모두 구속됐지만, 1천500억 원 가치의 왕실 유물 8점은 아직 단 1점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당국은 암시장까지 조사하고 있다지만, 유물은 이미 해체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입니다.
경찰 추적을 피하려고 보통, 벨기에의 장물 전문 보석상에게 넘겨져 보석 따로 금 따로, 분해돼 거래된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도난된 유물에는 일련번호가 없는 작은 보석이 많아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집트 고대 서적 수백 권이 물에 젖어 손상되는 등 루브르의 관리 부실이 줄줄이 드러나고 있는데 관리를 강화할 돈을 마련하겠다며 내년 입장료를 45%나 올린 것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이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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