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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발 변장하고 탈출…노벨상 수상 '극비 작전'

<앵커>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을 피해 지난 11개월 동안 숨어 지내야 했던 반체제인사 마차도가 노벨평화상 수상을 위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노벨 위원회까지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고, 미국은 베네수엘라 유조선을 나포하며 압박했습니다.

보도에 유덕기 기자입니다.

<기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베네수엘라의 반체제 인사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노르웨이 오슬로의 호텔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내자, 환호와 함께 베네수엘라 국가가 울려 퍼집니다.

지난 1월 반정부 시위 이후 마두로 정권의 체포 위협에 몸을 숨긴 지 11개월 만의 공개 행보입니다.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베네수엘라 반체제 인사 : 우리는 베네수엘라를 존엄과 정의, 자유와 책임 속에 살 수 있는 나라로 만들어 낼 것입니다.]

마차도는 체포 위협을 피해 가발 변장을 하고, 나무 어선으로 카리브해를 건너 네덜란드령 퀴라소로 탈출했습니다.

악천후를 뚫고 미국이 제공한 전용기로 노르웨이에 도착했지만, 시상식보다 하루 늦었습니다.

마차도의 딸이 대리 수상했는데,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 친트럼프 성향 남미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해 연대의사를 표시했습니다.

노벨위원회는 이례적으로 지난해 베네수엘라 대선 개표 부정 논란을 거론하며, 마두로 정권 퇴진을 요구했습니다.

[요르겐 바트네 프뤼드네스/노벨위원회 위원장 : 당신의 폭력은 저항하는 사람들을 이기지 못할 겁니다. 마두로 대통령,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고 내려오십시오.]

시상식장 밖에서는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군사 공격을 지지하는 마차도가 평화상 수상 자격이 없다며 반대 시위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국제적 압박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은 헬기와 특수부대를 동원해 베네수엘라 앞바다에서 유조선 스키퍼호를 전격 억류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유조선 한 척을 나포했습니다. 아주 큰 유조선입니다. 제 생각에는 그 기름은 우리가 가집니다.]

베네수엘라의 유일한 외화 확보 수단인 원유 밀수출을 틀어막아 마두로 정권을 최대로 압박하려는 의도입니다.

사면초가에 몰린 마두로 정부는 미국의 유조선 억류를 날강도짓, 해적질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채철호, 디자인 : 이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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