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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포기 비판' 지검장 물갈이…정유미 검사는 '강등' 인사

'항소포기 비판' 지검장 물갈이…정유미 검사는 '강등' 인사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이후 항의성 성명을 냈던 검사장들 가운데 주요 보직을 맡았던 대구·부산·광주지검장이 새로운 얼굴로 교체됐습니다.

검사장을 지낸 정유미(30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고검 검사로 사실상 '강등' 성격의 보직 변경이 이뤄졌습니다.

법무부는 오늘(11일) 이 같은 내용의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부임일은 오는 15일입니다.

김봉현 신임 수원지검장은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사법연수원을 31기로 수료했습니다.

서울지검 동부지청 검사로 임관해 광주지검 공판부장, 감사원 파견, 서울동부지검 사이버수사부장, 대검찰청 형사1과장 등을 거쳤습니다.

앞으로 신임 수원지검장으로서 이 대통령의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1심 재판 공소 유지, 관련 사건 수사를 지휘할 예정입니다.

부산지검장에는 김남순(30기) 부산고검 울산지부 검사가, 광주지검장에는 김종우(33기) 부천지청장이, 대구지검장에는 정지영(33기) 고양지청장이 각각 승진 임명됐습니다.

김남순 검사장은 인천지검 검사로 임관해 대검 수사지원과장,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장, 서울남부지검 형사1부장, 서울북부지검 차장, 법무연수원 진천본원 총괄교수 등을 지냈습니다.

김종우 검사장은 서울서부지검 검사로 임관해 대검 검찰연구관, 대전지검 형사4부장, 대검 형사2과장 및 정책기획과장, 중앙지검 공보담당관, 남부지검 2차장 등을 거쳤습니다.

김 검사장은 현재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근무하고 있습니다.

정 신임 검사장은 서울동부지검 검사로 임관한 뒤 춘천지검 원주지청 형사2부장, 법무부 법무과장, 중앙지검 공판2부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박혁수(32기) 대구지검장, 김창진(31기) 부산지검장, 박현철(31기) 광주지검장은 '한직'으로 분류되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밀려났습니다.

박현철 검사장과 김 검사장은 인사 발표 직후 검찰 내부망에 사직 인사를 올렸습니다.

이들은 앞서 검찰이 대장동 민간업자들에 대한 1심 선고 이후 항소를 포기하자, 검찰 지휘부 등에 경위 설명을 요청하는 '검사장 성명'에 이름을 올린 바 있습니다.

당시 박재억 전 수원지검장 등 18명의 검사장은 검찰 내부 게시판에 '검찰총장 권한대행께 추가 설명을 요청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올렸습니다.

이들은 "항소 포기의 구체적인 경위와 법리적 이유가 전혀 포함돼 있지 않아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이에 일선 검찰청의 공소 유지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검사장들은 검찰총장 권한 대행께 항소 포기 지시에 이른 경위와 법리적 근거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다시 한번 요청드린다"고 촉구했습니다.

정유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대전고검 검사로 자리를 옮기게 됐습니다.

대검검사급(검사장) 보직에서 고검검사급(차장·부장검사) 보직으로 사실상 '강등' 당한 겁니다.

정 검사장은 앞서 검찰청 폐지 정부조직법 개정 등 이재명 정부의 '검찰 개혁' 주요 국면마다 검찰 내부망 등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항소 포기 사태 당시에도 검사장 성명에 이름을 올렸고, 대검과 법무부 지휘부에 강한 유감을 드러냈습니다.

검사장급이 고검 검사로 보직 변경된 사례는 지난 2007년 3월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에서 서울고검 검사로 배치된 권태호 전 검사장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2004년 검찰청법 개정 이전까지는 검찰총장과 고등검사장, 검사장, 검사로 직급이 법률 상으로도 구분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참여정부 시절 법이 개정되면서 검사의 직급은 검찰총장, 검사로만 구분됩니다.

검찰 관련 법규에 검사에 대한 징계 중 강등 항목은 없습니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의 목적을 "검찰 조직 기강 확립 및 분위기 쇄신"이라고 밝혔습니다.

집단 반발을 주도한 간부들에 대한 징계성 인사를 통해 '기강 잡기'를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특히 정 검사장의 고검검사 전보에 대해서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공정성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부적절한 표현으로 내부 구성원들을 반복적으로 비난하여 조직의 명예와 신뢰를 실추시켰다"고 강조했습니다.

법무부가 인사 자료에서 개인에 대한 비판 성격의 설명을 낸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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