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정부가 구상 중인 '트럼프 동전' 논란
미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새긴 1달러짜리 동전 제작을 강행하면서도 정작 여성이나 흑인을 주제로 한 동전은 백지화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재무부 산하 조폐국이 건국 250주년 기념 주화를 내놓기로 하고 신규 동전 디자인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뒷얘기가 흘러나온다는 것입니다.
조폐국이 이번 주 공식 발표할 기념주화는 5센트부터 10센트, 25센트, 1달러짜리 동전이 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1달러 동전 디자인 초안으로 앞면에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뒷면에는 그가 지난해 대선 유세 도중 암살 위기를 모면한 직후의 모습을 새겨 넣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논란의 불씨가 됐습니다.
특히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북한의 김정은(국무위원장)이나 할법한 권위주의적 행동"이라고 반발하며 트럼프 동전 발행을 막을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이 와중에 조폐국이 10일(현지시간) 일부 동전 디자인을 확정해 내년부터 유통될 것이라고 공개하면서 잡음이 더 커졌습니다.
25센트 동전에 그동안 검토되던 노예제 폐지, 여성 참정권, 시민권 운동 관련 디자인이 폐기되고 대신 1620년 메이플라워 서약, 1863년 게티즈버그 연설 등을 주제로 역대 대통령의 얼굴을 새겨 넣은 동전이 확정됐기 때문입니다.
기존에 나온 초안 디자인은 수년에 걸쳐 화폐 전문가, 예술가, 역사학자, 정계 지명 인사 등이 위원회를 꾸려 검토해온 것으로, 독립선언문, 헌법, 시민권 등을 주제로 했습니다.
특히 위원회는 책을 손에 든 흑인 소녀, 투표권을 요구하며 깃발을 든 여성 등을 동전에 새겨 넣을 디자인으로 제시해왔습니다.
그러나 조폐국이 이를 백지화하면서 에이브러햄 링컨, 제임스 매디슨 등 백인 남성인 역대 대통령의 얼굴이 동전 앞면을 장식하게 됐습니다.
과거 동전 자문 위원이었던 하이디 웨스트윗은 역대 미 대통령의 초상이 재임 시절 동전에 등장하지 않도록 했던 것을 놓고 "현명한 조언이었다"면서 '트럼프 동전' 발행을 비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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