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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월드컵 망친다"…미국 ESTA 강화에 축구팬 뿔났다

"트럼프가 월드컵 망친다"…미국 ESTA 강화에 축구팬 뿔났다
▲ FIFA 평화상 받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무비자 전자여행허가(ESTA) 제도로 입국하려는 관광객들에게까지 소셜미디어(SNS) 기록과 생체정보 제출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내년 북중미 월드컵 흥행은 물론 미 관광산업 타격이 예상됩니다.

폴리티코와 포브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단기 방문객 대상 SNS 정보 제출 의무화 방안이 발표되자 유럽 국가들과 축구 팬들이 국제축구연맹(FIFA)에 이를 철회하도록 미국을 압박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날(현지시간 10일)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ESTA 신청자에게 지난 5년간의 소셜미디어 정보 제출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새 규정을 관보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ESTA는 미국과 비자 면제(waiver) 협정을 체결한 국가의 국민이 따로 비자를 받지 않아도 출장, 관광, 경유 목적으로 미국을 최대 90일 방문할 수 있게 한 제도입니다.

새 제도는 북중미 월드컵 개최 직전인 내년 초 시행될 예정입니다.

월드컵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수십만 명의 축구 팬이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이번 계획이 월드컵 흥행과 미국 관광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FIFA에 따르면 내년 북중미 월드컵은 미국에서 305억 달러(44조 원)의 경제적 효과와 18만5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그러나 이 예측은 월드컵을 보기 위해 방문하는 해외 축구 팬이 260만 명이라는 가정 하에 나온 것입니다.

FIFA는 미국 내 관람객과 해외 관람객을 5:5의 비율로 예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따라서 해외 관람객이 줄어들면 월드컵이 미국 경제에 가져올 긍정적 효과도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유럽 의회의 배리 앤드루스 의원은 "세계 최악의 권위주의 국가들도 이런 공식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다"면서 "이 계획은 당연히 미국 관광 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다. 내년 월드컵을 관람하러 갈 축구 팬을 포함한 유럽인들은 더 이상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비난의 화살은 FIFA로도 향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HRW)의 밍키 워든 국장은 "이 정책은 FIFA의 인권 정책을 분명히 위반하며, FIFA는 트럼프 행정부에 즉각 철회를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유럽 축구 팬 단체인 '유럽 축구 서포터즈'(FSE)는 "FIFA는 긴급하게 대회의 보안 원칙을 명확히 해 팬들이 여행할지 아니면 집에 있을지를 잘 알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와 이민 단속 등으로 이미 위축된 미국 관광 산업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됩니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가 세계 184개국에서 관광 산업의 경제적 영향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해외 관광객의 미국 내 지출이 작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여행 조사기관 투어리즘 이코노믹스는 올해 미국을 방문한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6.3%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당초 이 기관은 내년 미국 방문객 수가 3.7% 반등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예상 증가분의 3분의 1은 월드컵과 직접 관련된 방문객인 만큼 ESTA 심사가 강화되면 그 폭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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