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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시대' 눈앞인데…해수부, 이사 도중 장관 사의에 날벼락

'부산 시대' 눈앞인데…해수부, 이사 도중 장관 사의에 날벼락
▲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유엔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치고 귀국해 입장을 밝힌 뒤 인사하고 있다. 전재수 장관은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오늘(11일)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으로 전격 사의를 표명하자 해수부 직원들은 크게 당황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전 장관은 2028년 열릴 제4차 유엔해양총회를 유치하기 위해 뉴욕을 방문했다가 오늘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자마자 취재진 앞에서 장관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습니다.

해수부 간부들도 장관의 사임 의사를 미리 알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관계자는 "저희도 놀랐고 공항에 온 기자들도 그런 표정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해수부 관계자들은 전 장관이 귀국하자마자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한 간부는 "워낙 갑작스러운 일이라 당황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간부는 말을 잇지 못하면서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장관의 사직서가 수리되면 해수부는 김성범 차관 대행 체제로 전환됩니다.

전 장관은 해수부 직원들에게 퇴임사를 전할 예정입니다.

해수부는 해양 분야 최대 규모의 최고위급 국제회의인 유엔해양총회 유치에 성공했지만, 그 기쁨을 제대로 누리기도 전에 장관이 금품수수 의혹으로 사퇴하는 전례 없는 사태를 맞았습니다.

한 관계자는 "해수부가 다시 출범한 2013년 이후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전 장관은 뉴욕에서 귀국길에 오르기 전부터 금품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습니다.

그는 오늘 오전 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연코 없었다"면서도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밝혔습니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특검팀에 2018∼2020년 전 장관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 장관의 사임이 공교롭게도 해수부가 '부산 시대'를 눈앞에 둔 시점에 이뤄져 해수부 직원들의 당혹감은 더 큽니다.

해수부는 지난 8일 단계적으로 부산청사 이사를 시작했습니다.

해운물류국은 이미 전날부터 부산에서 업무하고 있습니다.

해수부는 오는 21일까지 이사를 마무리하고 22일부터 본격적으로 부산 시대를 열 계획을 세웠습니다.

해수부 측은 장관 사의와 관계없이 이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해수부는 이달 말 부산 임시청사 개청식도 열 예정이었으나 장관 공백으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부산시수협 관계자는 전 장관의 사의 소식에 한숨을 내쉬며 "해수부가 이제 막 이전을 시작했고 앞으로 해야 할 일도 많은데 장관이 사의를 표해 안타깝다"며 "수산 분야에 남다른 열정을 보여줘 어민들의 기대가 컸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장관의 의혹과는 별개로 수산업계에 대한 해수부의 정책은 동력을 잃지 않고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해수부의 부산 이전과 북극항로 개척을 강력히 추진해온 전 장관이 물러나면서 정책의 동력이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전 장관은 해수부 이전 공약을 설계했으며 취임 후 '북극항로 전도사'를 자처해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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