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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 배우 김지미 별세

<앵커>

60, 70년대 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였던 원로 배우 김지미 씨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70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의 역사' 그 자체였던 고인의 발자취를 이주형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라 불린 원로 배우 김지미 씨가 지난 7일 미국에서 별세했습니다.

항년 85세입니다.

17살 때 눈에 띄는 외모로 김기영 감독에게 길거리 캐스팅된 고인은 1957년 영화 '황혼열차'로 배우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한국영화의 첫 번째 르네상스였던 60년대에는 한 해에 수십 편의 영화에 겹치기 출연할 정도로 바빴고, 당시 일일 교통순경으로 나설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대한뉴스(1961년) : 인기 배우들이 일일 교통순경으로 등장해서 시민들의 대환영을 받았습니다.]

1990년대까지 배우로 활동하며 약 700편의 영화에 출연한 고인은 국내외 영화제에서도 수상을 거듭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로 활약했습니다.

특히 80년대에는 삭발까지 하면서 임권택 감독의 영화 '비구니'에 출연했는데 불교계의 반발로 영화 제작이 중단되는 시련을 겪었지만, 2년 뒤에는 '길소뜸'으로 40대 중반의 나이에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쥐기도 했습니다.

평소 호방한 성격으로 여장부로도 불렸던 고인은 직접 제작사 '지미필름'을 차려 영화를 만들기도 하고,

[김지미 (30회 대종상 기획상 수상 소감) : 저는 영화배우를 35년 했는데 영화사를 냈습니다.]

90년대에는 영화인협회 이사장 등을 지내며 스크린쿼터 사수 운동에 앞장서기도 했습니다.

[김지미 (스크린쿼터 사수 범영화인 기자회견(1998년)) : 우리 전 영화인은 한국 영화 살리기의 첫 출발점인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며….]

최무룡, 나훈아 등 당대의 톱스타 등과 네 차례 결혼과 이혼으로 화제를 뿌리기도 했던 고인은 근년에는 가족이 있는 미국에서 생활해 왔습니다.

한국영화인협회는 미국 현지에서 조용히 장례를 마무리하겠다는 유족들의 뜻에 따라 국내에는 추모 공간만 마련해 고인을 기리기로 했습니다.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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