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올 들어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면서, 개인이 아무리 조심해도 소용없다는 허탈한 반응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또 여기저기서 새어나간 정보들이 합쳐질 경우, 2차, 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포도 커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권민규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아파트단지 분리수거장.
택배 운송장을 따로 떼어서 버리는 주민들이 대부분입니다.
[아파트 주민 : 떼어서 버리죠. 이름, 주소 같은 거.]
하루에도 몇 개씩 오는 택배에서 하나하나 떼어내는 게 일이지만, 나와 내 가족의 정보가 돌아다니는 게 싫기 때문입니다.
[이명희/서울 양천구 : 다 없애고 버리고 있어요. 가끔 잊어버릴 경우 빼고는. 유출 때문에.]
문제는 수천만 건의 개인정보를 수집한 기업들이 이런 고객들의 노력을 헛수고로 만든다는 점입니다.
쿠팡 고객들은 최근 스미싱으로 보이는 전화와 문자가 쇄도하고 있다며 불안을 토로했습니다.
[이명희/서울 양천구 : 힘들죠. 뭐 거의 하루에 한 10통 이상은 (오니까.) '(문자) 17개가 30일 동안 차단됨' 뭐 이런 게 있으니까 거의 그런 건 차단을 시키죠.]
지난 4월 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 사태를 시작으로, 8월에는 실제 금전 피해로 이어진 KT 무단 소액 결제 사건, 9월에는 297만 명 회원 정보가 유출된 롯데카드 해킹 사건, 그리고 이번 쿠팡 사태까지 통신, 금융, 생활정보가 모두 노출되면서 전문가들은 이런 정보들을 결합한 2차, 3차 피해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곽진 교수/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 특정 개인을 프로파일링할 수 있는 정도 수준의 정보들이 유출이 된 상황이죠. 개인 정보가 개인 정보가 아닌 상황이 된 거죠.]
[천창호/서울 양천구 : (개인정보 유출이) 너무 흔해져 가지고, 진짜 많이 무뎌진 것 같아요. 약간 좀 안전 불감증 식으로 아무 느낌 없는.]
잇따른 기업들의 개인 정보 유출 사태가 정보 보안 불감증을 불러오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영상편집 : 채철호, 디자인 : 이연준, VJ : 노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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