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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출인데 최대 이용' 쿠팡의 역설…왜 더 늘었나

'유출인데 최대 이용' 쿠팡의 역설…왜 더 늘었나
▲ 쿠팡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초대형 악재에도 쿠팡을 쓰는 일간 이용자는 역대 최대인 1천800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생필품 배달을 쿠팡에 의존하는 사회 전반의 생활 습관에다 쿠팡 보안 체계를 점검하기 위해 사용자가 일시적으로 증가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쿠팡에서 발생한 대형 보안 사고에도 불구하고 이탈자가 예상외로 많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4일 데이터 테크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2월 1일 일간 활성 이용자(DAU)는 1천798만 8천845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가 쿠팡 DAU를 집계한 이후 역대 최고 수치입니다.

일간 이용자 수가 1천700만 명을 돌파하기는 지난달 30일(1천745만 5천535명)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쿠팡 이용자 수에서 이틀 연속 역대 최고 기록이 나온 것입니다.

특히, 개인정보 노출이 대규모 유출 사태로 확산한 지난달 29일 이후 오히려 이용자 수는 급증했습니다.

쿠팡 사태가 확산하기 전인 지난달 24일~29일 사이 일간 이용자 수는 1천600만 명대 안팎이었지만 지난달 30일 1천700만 명대를 처음 넘어선 뒤 그다음 날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입니다.

지난달 29일~이달 1일 이틀 사이 무려 170만 명 이상이 급증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11월 전체 쿠팡 월별 활성 이용자(MAU)는 3천442만 207명으로 이 역시 월별 기준으로 역대 최고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앱·결제 데이터 기반 시장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의 표본 조사에서도 쿠팡 앱의 지난달 MAU는 3천439만 8천407명으로, 지난 10월보다 0.68% 증가했습니다.

이를 두고 IT 업계와 전문가 사이에서는 정보 유출에 따른 직접적 피해를 경험하지 않은 소비자가 여전히 다수인 데다 생활 편의성 측면에서 쿠팡을 계속 이용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통화에서 "쿠팡의 정보 유출 사태로 인한 이탈자가 생각보다 많지 않을 수 있다"며 "소비자 불만과 실망감이 크더라도 쿠팡 이외 다른 곳으로 옮길만한 대체 플랫폼이 마땅치 않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즉, 새벽 로켓배송과 잦은 할인 행사에 익숙한 맞벌이 부부, 영유아 부모 등 도시에 사는 소비자 다수가 '락인 효과'(고객 잠금 효과)에 갇혀 있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교수는 이와 함께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쿠팡 로그인 이력과 안내문이나 공지문 확인, 비밀번호 변경 등 시스템 점검 차원에서 쿠팡 앱 또는 웹에 접속한 소비자들이 늘었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IT 업계 한 관계자도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안이 쿠팡 이탈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소비자 일각에서는 쿠팡이 무료 쿠폰 등을 앞세워 회원 탈퇴를 막으려 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쿠팡을 이용하다 탈퇴했다는 직장인 임 모(34)씨는 "쿠팡에서 탈퇴하려고 앱에 접속했더니 2만 2천 원 상당의 첫 구매 쿠폰을 준다고 했다"며 "진지한 자세로 책임지려 하지 않는 모습에 실망해 탈퇴를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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