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에 있는 한 무인 사진관.
매장 안에서 희뿌연 연기가 피어오르고 한 남성이 황급히 밖으로 뛰쳐나갑니다.
약 5분 전 CCTV에는 이 남성이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갑자기 사진 부스를 향해 소화기를 난사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무인 사진관 사장: 불이 났던 것도 아닌데 이해가 안 되죠. 여기 전체가 분홍색으로 싹 도배되어 있었고 이런 작은 틈에도 분말이 들어갔어요.]
소화기 분말 테러로 매장이 초토화돼 이틀간 영업을 중단했고, 청소비만 80만 원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남성, 4일 전에도 같은 매장을 방문한 거로 드러났습니다.
21일 새벽 1시경 사진관을 찾은 남성은 머리를 묶었다 풀었다 하며 다양한 스타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는데, 이때 결제에 사용한 카드는 다른 손님이 분실한 카드였습니다.
[무인 사진관 사장: 분실함에서 카드를 꺼내서 세 개 부스를 돌아다니면서 계속 사진 촬영을 했어요.]
[분실 카드 주인: 카드사에서 전화가 와서 제 카드가 분실됐고 여기서 그 사람이 쓰고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예요. 총 30건 결제해서 95만 원이 나왔거든요.]
새벽 1시부터 6시까지 약 5시간 동안 머무르며, 남의 카드로 총 30번 사진을 찍어 약 95만 원을 결제한 겁니다.
심지어 바닥에 소변을 보고 오물을 투기하는 등 엽기적인 행동을 이어갔습니다.
[무인 사진관 사장: 바닥에 자기가 했던 행위가 있으니까 그 흔적을 지우려고 다시 와서 소화기를 뿌리지 않았나 싶어요.]
현재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아직 남성을 검거하지는 못했습니다.
[류준형/변호사: 두 번 방문 모두 중복해서 했던 행위는 재물손괴와 업무방해 정도인 것으로 보여요. 그리고 카드를 마음대로 가져간 행위는 절도나 점유이탈물횡령죄에 해당하고 결제까지 한 행위는 컴퓨터등사용사기 및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까지 성립하기 때문에 실형 선고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취재: 김희정·조아현 / 구성: 이서정(인턴) / 영상편집: 최강산 / 디자인: 이수민 / 제작: 모닝와이드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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