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속기소된 총경과 불법 코인 환전 업자가 나눈 대화
서울지역 경찰서장인 총경과 경감인 경찰관들이 불법 코인 환전소 업자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수사 편의를 제공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수원지검 형사2부(고은별 부장검사)는 27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A 총경을, 뇌물수수 및 알선뇌물수수 혐의로 B 경감을 구속 기소했습니다.
A 총경은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상품권업체로 위장한 불법 코인 환전소 실운영자 C 씨 및 환전소 D대표이사로부터 수사 정보 및 편의제공 등에 대한 대가로 7천9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습니다.
B 경감 역시 지난해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이들로부터 13회에 걸쳐 1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A 총경은 총경 승진 후 신용대출을 받아 수년간 주식, 코인에 투자하면서 상당한 손실을 보던 중 평소 알고 지내던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를 통해 C 씨를 소개받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C 씨를 2∼3회 만난 A 총경은 "돈을 벌고 싶다"고 말하며 투자처를 알려달라고 요구했고, C 씨로부터 거래소 상장 예정인 코인에 대한 투자 기회를 얻고 투자가 실패하더라도 원금은 보장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실제 A 총경은 C 씨를 통해 투자했다가 전부 손실했음에도 투자금의 1.5 배가 넘는 7천900만 원을 받았습니다.
이 돈은 C 씨가 자금세탁 범행으로 얻은 범죄수익이었습니다.
이 대가로 A 총경은 C 씨에게 대학 후배 변호사를 소개해 경찰 수사에 대응하도록 도와주고, "자금 세탁을 위해 의뢰된 수표를 들고 도주한 사람을 잡아달라"는 C 씨의 부탁을 받고 지인에게 검거를 지시하는 등 C 씨 범행을 조력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 총경을 통해 C 씨를 알게 된 B 경감 역시 친형이 운영하는 인터넷신문사 광고비 명목으로 220만 원을 요구해 제공받는 등 1천만 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았습니다.
B 경감은 C 씨가 운영하는 환전소 관할 경찰서 경찰관이었습니다.
B 경감은 D대표에게 자신이 원하는 명품 지갑, 신발, 코트 등 구체적인 품목을 요구하기까지 했으며, 그 대가로 관련 사건 진행 상황을 확인해주거나 담당 경찰관에게 연락해 잘 봐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범행에 사용된 계좌의 지급정지 해제를 요청하기까지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난해 말 경찰로부터 D대표이사에 대한 사기방조 혐의 불송치 사건을 전달받은 검찰은 사건 기록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불법 환전소의 범행을 의심하고 계좌를 면밀히 분석하던 중 범죄수익이 경찰 간부 2명에게 흘러간 사실을 확인하면서 경찰관이 유착된 사건의 전모를 밝혀냈습니다.
A 총경은 취재진에 "C 씨에게 투자 개념으로 5천만 원을 건넸다가 이자를 더해 되돌려 받은 것이며 서울경찰청에 소명한 내용"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검찰 조사에서도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지난 7월 C 씨와 D대표 이사를 불법 코인 환전소 운영 및 보이스피싱 피해금 2천496억 원을 자금 세탁해 보이스피싱 조직에 전달한 혐의(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특정 금융거래 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구속기소를 한 데 이어 이날 뇌물공여 혐의로 추가 기소했습니다.
아울러 C 씨 등의 자금은닉 범죄수익 약 15억 원 상당의 재산을 추징 및 몰수보전했습니다.
(사진=수원지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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