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제주 우도 천진항에서 60대 운전자가 몰던 승합차가 도항선 대합실 옆 도로표지판 기둥을 향해 돌진해 관광객들이 다치는 발생했다.
"뒤에서 '윙'하고 굉음이 나더니 '파바바박' 도미노처럼…."
어제(24일) 제주 우도에서 1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승합차 돌진 사고의 순간을 관광객 A(67·경기) 씨는 "내가 최초 목격자고 가장 생생하게 기억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제주시에 있는 한국병원 응급실에서 연합뉴스와 만난 그는 "배에서 내려걸어 나오는데 0.2초의 찰나에 나 아니면 집사람이 죽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승합차가 (우리를) 빠르게 덮쳤다"며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돼버렸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나는 다치지 않았지만, 우리 집사람이 가장 먼저 차에 치여 붕 뜨며 쓰러져 다리 골절이 됐다. 그리고 이어서 순간적으로 '파바바박'…. 앞을 보니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A 씨는 "정말 '미친 사람'처럼 윙하고 돌진해서 오는데 너무나 순식간에 이뤄진 상황이라 피하려야 피할 수도 없었다. 길어야 몇초도 안 되는 상황에 많은 사람이 다쳤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당시 상황을 설명하다 더디게 이뤄진 부상자 구조 과정에 대해서도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A 씨는 "헬기가 뜨고 위급한 환자가 먼저 이송되는 건 당연하다" 면서도 "동원할 수 있는 배를 빨리 띄우고 환자를 이송해야 하는데도 아무리 전화하고 다그쳐도 돌아오는 말은 '여객선이 들어와야 한다'는 엉뚱한 답변뿐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가장 먼저 차에 치인 환자지만 한참 뒤 들어온 배편과 119구급차에 실려 제주시에 있는 병원까지 오후 5시 넘어서야 도착했다"고 말했습니다.
사고가 난 시각이 이날 오후 2시 47분이지만 병원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5시 22분으로 이송에만 2시간 35분이 걸린 셈입니다.
지난 토요일 제주에 관광차 도착한 A 씨 부부는 여행 마지막 코스로 이날 우도에 도착하자마자 사고를 당했습니다.
A 씨 아내를 비롯해 이날 사상자 4명의 단체 관광 여행을 담당한 여행사 대표 B 씨 역시 참담한 상황에 고개를 숙였습니다.
B 씨는 "타 지역에서 여러 차량 돌진 사고가 나고 있어 혹시나 했는데 이런 사고가 나 너무나 안타깝다"며 "1년에 많게는 3만 명의 관광객이 우도에 여행하도록 도움을 드리고 있지만 이런 대형 사고가 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B 씨는 "큰 사고가 난 만큼 우선 제주 여행 코스에서 우도는 당분간 빼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을 왔다가 사고를 당하신 분들만 너무나도 억울하게 됐다"고 속상해했습니다.
제주동부경찰서와 제주도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47분 제주시 우도면 천진항에 도착한 도항선에서 나온 60대 C 씨의 승합차가 갑자기 빠른 속도로 약 150m를 질주해 대합실 옆에 있는 대형 도로표지판 기둥을 들이받았습니다.
이 사고로 승합차에 타고 있던 60대 여성 1명과 길을 걷던 70대 남성 1명, 60대 남성 1명 등 3명이 크게 다쳐 심정지 상태로 소방헬기와 닥터헬기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또 운전자 등 10명이 중경상을 입어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사진=독자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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