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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형 "윤, 지난해 안가서 계엄 언급…무릎 꿇고 군 실태 설명"

여인형 "윤, 지난해 안가서 계엄 언급…무릎 꿇고 군 실태 설명"
▲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5∼6월 삼청동 안가에서 비상대권과 계엄을 언급했다"면서 자신은 "불가능하다는 군의 실태를 말씀드렸다"고 말했습니다.

여 전 사령관은 오늘(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5∼6월 윤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의 안가 저녁 자리와 관련해 "대공수사나 간첩수사 관련 이야기를 했고, 대통령은 나라 걱정 시국 걱정(에) 쉽지 않다는 공감도 했다"며 "대통령이 감정이 격해졌는데 헌법이 보장한 비상대권, 비상조치권 그런 말도 했다. 그 와중에 계엄도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속으로 '통수권자이신데 계엄에 대해 어떤 상황이고 훈련이 준비돼 있는지를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군이 전시든 평시든 어떤 상태인지를 일개 사령관이지만 정확히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당시 자신이 윤 전 대통령에게 했다는 말을 언급했습니다.

그는 "사회가 혼란하면 군이 동원될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계엄은 개전 초기에 발령되는데 육군 30만 중에 계엄에 동원될 사람은 없다"며 "전시도 그럴진대 평시에 무슨 계엄을 하나. 훈련해본 적 없고 한 번도 준비한 적이 없다. 아무리 헌법이 보장한 계엄이라고 해도 군은 불가능하다는 실태를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 전 사령관은 당시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무릎을 꿇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대해 "일개 사령관이 무례한 발언을 했구나 하는 생각에 (무릎을 꿇었다). 술도 한두 잔 들어가서 말한 것이다. 저에게도 충격적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이 계엄을 한다, 안 한다, 구체적 말을 한 것은 아니다"라며 "본인이 '이런 것도 있다'고 하길래 군의 상태를 말한 것이다. 제가 반대를 하고 그럴 계제도 아니고 정확하게 보고 드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여 전 사령관은 다만 이재명, 조국, 한동훈 등의 이름이 기재된 자신의 메모 관련 질문을 비롯해 나머지 질문 대부분에는 자신의 형사재판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며 증언을 거부했습니다.

그는 계엄 당시 김 전 장관으로부터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주요 인사 10여 명에 대한 체포·구금을 지시받고 체포조를 편성·운영한 혐의로 군사법원에서 재판받고 있습니다.

특검은 여 전 사령관이 과거 '중견간부 이상이 자발적으로 동조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라고 기재한 메모를 제시했는데, 이에 대해 그는 "중견간부 이상인 사람 중에 계엄에 동의하는 사람이 있겠느냐. 저 메모 하나 보고 (계엄에) 동의하게 했다는 견강부회 같은 말에 억장이 무너진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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