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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도 긴장" 검사 때 손발이…고령운전 사고 줄이려면

<앵커>

최근 고령 운전자가 차량의 페달을 잘못 밟아 발생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여러 방지책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대안은 없을지 최승훈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기자>

운전면허시험장에 어르신들이 길게 줄을 섰습니다.

면허 갱신 적성검사를 받으러 온 고령 운전자들입니다.

75세 이상은 3년마다 치매 검사와 안전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귀가 잘 들리지 않아 접수부터 애를 먹기도 합니다.

[우리 아버님, 잘 안 들리시는 거 같은데. 제 말 잘 들려요?]

인지능력 검사에서는 몸이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습니다.

[박문성/경기 안양시 만안구 : 5등급 나왔는데. 긴장이 돼 버려요. 알고도 그냥 마음이 불안하니까. 자신감이 상하네, 이상하게.]

돌발 상황 대처 능력도 예전만 못합니다.

[임명철/한국도로교통공단 안전교육부 교수 : 본인이 옛날보다 순발력이 좀 늦어졌다는 얘기들도 많이 하시고요. 불안하면 갑자기 손발이 강하게 눌리는….]

지난 2019년부터 고령 운전자 면허 갱신 주기가 5년에서 3년으로 단축되고 적성 검사 기준도 강화됐지만, 고령층 페달 오조작 사고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경기 부천 제일시장에서 67살 시장 상인이 몰던 트럭이 돌진해 4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고, 인천 부평구에서도 70대 남성의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30대 여성과 2살 딸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최근 5년간 페달 오조작 사고는 1만 1천42건, 하루 평균 6건꼴로 이 중 운전자가 60세 이상인 경우가 10건 중 4건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고령 운전자들의 면허 반납 비율은 최근 5년간 2%대에 그치고 있습니다.

고령층 사고를 줄이기 위한 검사 기준 강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대중교통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자가용 외 마땅한 이동 수단이 없어 지나친 노인 이동권 침해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운전 능력에 따라 차량과 도로, 시간대 등을 제한하는 조건부 면허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장효석/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장착한 차량만 운전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진 면허를 발급하는 것도 고려를….]

2029년부터 승용차와 소형 화물차 신차에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가 의무화되지만, 시기를 더 앞당기고 대상을 전체 차량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이소영, 디자인 : 최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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