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반복되는 '위험의 외주화'…포항제철서 올해만 세 번째 인명사고

반복되는 '위험의 외주화'…포항제철서 올해만 세 번째 인명사고
▲ 포스코 포항제철소 3고로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청소 작업자들이 화학물질을 들이마시고 쓰러지면서 포항제철소에서만 올해 들어 세 번째 외주·협력업체 직원들의 인명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포스코 측은 사고가 날 때마다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하지만, 노동·시민단체에서는 매번 효과 없는 '사후약방문' 식 발표에 그치고 있다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오늘(20일) 오후 2시 경북 포항시 제철동 포스코 포항제철소 STS 4제강공장 야외에서 청소 작업을 하던 작업자들이 가스를 흡입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경북소방본부는 이 사고로 하청 협력업체 직원 2명과 포스코 직원 1명이 심정지 상태에 빠졌으며, 이 가운데 하청업체 직원 1명은 자발순환을 회복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포스코 직원 등 3명이 호흡 곤란 등 경상을 입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포스코 측과 경찰은 피해 인원수 등에서 다소 차이가 나는 조사 결과를 내놓고 있어서 정확한 피해 확인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사고는 지난 5일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압연부 소둔산세공장에서 발생한 화학물질 누출 사고 이후 불과 15일 만에 발생했습니다.

당시 사고로 포스코DX의 하도급업체 소속 4명 중 A(54) 씨가 화학물질에 노출돼 사망했고, 나머지 3명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이들은 전기 케이블 설치 작업을 위해 화학물질 배관을 밟고 이동하던 중 배관이 파손되면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노동 당국은 사고 이후 소둔산세공장에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고,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포스코DX는 사고 이후 사과문을 내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포항제철소 냉연공장에서 포스코 자회자인 포스코PR테크 직원 B(40대) 씨가 수리 작업 중 설비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B 씨는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포항제철소에서 올해 들어 인명사고만 3번째 발생했습니다.

포스코를 비롯한 자회사들은 사고 이후 재발 방지에 나서겠다고 밝히곤 하지만, 실상은 효과 없는 '사후약방문'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방성준 금속노조 포항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위험의 외주화 문제가 또 발생한 것"이라며 "계약 관계상 하청·협력업체가 안전 설비나 장비를 강화한다는 게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매번 사고가 나면 원청업체에서 안전 조치를 강화하고 사고 재발을 방지하겠다고 발표하지만 비슷한 사고는 반복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원청이 하청·협력업체 직원들을 직접 고용해서 관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중진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대표는 "가장 기본인 유해가스 농도 측정과 적절한 보호구 착용이 이루어졌는지 의구심이 드는 사고"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불과 얼마 전 포항제철소에서 인명사고가 있었는데 또 인명사고가 났다는 건 안전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부족한 걸로 보인다"며 "포스코가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