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찰 간부가 '롤스로이스 약물 운전 사건'과 관련된 불법 투자 리딩방 조직을 수사하다가, 해당 조직으로부터 거액의 접대를 받은 사실이 지난 7월 저희 보도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접대를 제공한 조직의 총책은 경찰의 수사선상에 올라가 있었지만, 호화 접대 이후에 결국 혐의를 벗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형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2년 전 마약류 약물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 20대 여성 보행자를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한 '롤스로이스 약물 운전 사건'.
이후 경찰 수사팀은 대대적인 수사를 벌여 가해 운전자 등 100명 넘는 조직원을 검거했는데, 당시 수사팀 간부 A 경정은 검거된 조직 총책 격인 B 씨로부터 1억 2천만 원대 유흥주점 접대를 받은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A 경정 측은 SBS에 지인이 불러 같이 술을 마셨을 뿐, B 씨가 사건 관련자인지는 몰랐다고 밝혔지만 당시 수사팀은 B 씨를 수사 대상에 올렸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 경정이 속했던 '롤스로이스남 사건' 수사팀은 지난 2023년 11월 B 씨가 공범에게 "30억 원을 줄 테니 코인 사기 처벌을 대신 떠안아 달라"고 보낸 편지를 압수한 뒤 B 씨를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수사 대상자로 등록했습니다.
또, B 씨가 불법 리딩방 운영업체 간부임을 지목하는 공범 진술을 받아냈고, B 씨를 업체 대표라 부르는 메시지도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확보했습니다.
이처럼 B 씨가 해당 조직 총책 격이라는 정황이 확인됐는데도 A 경정은 그해 12월 7일과 29일 두 차례에 걸쳐 강남 유흥주점에서 거액의 접대를 받은 겁니다.
조직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SBS에 B 씨가 조직의 실질적인 운영자라고 털어놨습니다.
[조직 관련자 : (B 씨는) 해외 선물이랑 (불법 투자) 사이트 같이 봤던 사람이고. 조직 대표 위에 있던 사람인데요. '전주'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
향응 접대가 이뤄진 이후 조직원 101명은 검찰에 송치됐지만, B 씨는 한 차례 조사받은 뒤 입건되지도 않았습니다.
당시 경찰 수사팀 관계자는 "B 씨를 수사했지만 혐의점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A 경정이 뇌물을 받은 것이 수사에 영향을 끼친 건 없다"고 말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윤태호)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