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과 계약한 박찬호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2026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힌 유격수 박찬호(30)를 품었습니다.
두산은 오늘 "박찬호와 4년 총액 80억 원(계약금 50억 원·연봉 총 28억 원·인센티브 2억 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올해 FA 시장이 지난 9일 문을 연 이후 9일 만에 나온 2026년 FA 1호 계약입니다.
지난해 FA 시장이 11월 6일 개장한 이래 당일 최정이 원소속팀 SSG 랜더스와 재계약했고 7일에는 kt wiz 소속이던 심우준이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늦은 '1호 FA 계약'인 셈입니다.
이번 FA 시장 승인 선수는 박찬호를 필두로 21명으로, KBO 규약 제173조에 따라 각 구단은 타 구단 소속 FA 승인 선수 중 3명까지 계약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육성과 내부 FA 잔류에 주력했던 두산은 '명가 재건'에 속도를 내고자 이번 비시즌에는 외부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그룹의 지원 속에 두산은 '박찬호 영입전'에서 승리했습니다.
두산 관계자는 "박찬호는 리그 최고 수비력을 갖춘 유격수로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 내야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자원"이라며 "리드오프로서 기량은 물론 공격적인 주루 능력도 갖춰 팀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박찬호는 두산 구단을 통해 "어린 시절 두산 베어스 야구를 보면서 꿈을 키웠다. 그 팀의 유니폼을 입게 돼 영광스럽고 벅차다"며 "좋은 계약을 해주신 두산 베어스 박정원 구단주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어린 시절부터 내 야구의 모토는 '허슬'이었다. 지금까지 해온 플레이가 두산 베어스의 상징인 '허슬두'와 어울릴 것으로 생각한다. 많은 응원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밝혔습니다.
또 "12년간 응원해주신 KIA 타이거즈, 또 광주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그 사랑을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습니다.
▲ 잠실구장에서 포즈를 취한 두산 박찬호
2014년 2차 5라운드 50순위로 KIA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박찬호는 2019년부터 주전으로 뛰었고,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골든글러브를 받았습니다.
박찬호의 타격 성적은 1군 통산 1천88경기 타율 0.266, 23홈런, 35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60으로 올해에는 134경기 타율 0.287, 5홈런, 42타점을 올렸습니다.
타격 성적은 뛰어나지 않지만, 박찬호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1천114.1이닝을 그라운드에 선 '수비 잘하는 유격수'입니다.
통산 187개의 도루에 성공하는 등 주루 능력도 갖췄습니다.
올해 화두를 '내야진 세대교체'로 정한 두산은 안재석, 박준순, 오명진 등 재능 있는 내야수의 성장에 반색했지만, 동시에 내야 중심을 잡을 유격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올 시즌 두산 유격수 자리에 가장 오래 선 선수는 이유찬(541이닝)입니다.
287이닝을 소화한 박준영은 최근 은퇴를 결심했습니다.
마침 이제 막 30대가 된 경험 많은 유격수 박찬호가 FA 시장에 나왔고, 두산은 박찬호 영입전에 참전해 거액을 투자한 결과 박찬호의 마음을 얻었습니다.
두산이 '외부 FA'를 영입한 건, 이번 박찬호가 네 번째입니다.
롯데 자이언츠(2009∼2012년)로 떠났던 홍성흔이 다시 FA 자격을 얻자, 두산은 2013시즌을 앞두고 4년 최대 31억 원에 재영입했고, 김태형(현 롯데 감독) 감독이 부임한 2015년에는 왼손 투수 장원준을 4년 84억 원에 잡았습니다.
이승엽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23년에는 NC 다이노스(2019∼2022년)로 떠났던 포수 양의지를 4+2년 최대 152억 원에 영입해 공수를 강화했습니다.
홍성흔과 양의지가 '두산 출신 FA'라는 점을 감안하면, FA 계약을 하며 처음 두산 유니폼을 입은 건, 2015년 장원준에 이어 박찬호가 두 번째입니다.
지난달 20일 두산의 12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원형 감독은 '주전 유격수 박찬호'를 취임 선물로 받게 됐습니다.
A등급 박찬호를 영입한 두산은 KIA에 보호선수 20인 외 보상선수 1명과 전년도 연봉 200%(9억 원) 또는 전년도 연봉 300%(13억 5천만 원)를 내주게 됩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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