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과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치과에 취직한 A 씨는 막상 출근을 해보니 면접 때 설명과는 다른 업무를 맡게 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게다가 새벽 근무를 해야 하거나 실수가 있을 경우 급여가 깎일 수 있다는 말도 듣게 됐습니다.
업계 순위권의 대형 업체였지만, A 씨는 결국 이틀 만에 일을 그만뒀습니다.
그런데 치과 측은 A 씨가 '퇴사 예정일을 최소 한 달 전 알려야 한다'는 약정을 어겼다며 오히려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통보했습니다.
이틀 일한 임금은 25만 원가량인데, 책정 월급의 절반인 약 180만 원을 배상하라 한 것입니다.
황당한 A 씨는 항변했지만, 치과는 첫 출근 날 '퇴사 한 달 전 고지' 확인서를 작성하지 않았냐고 반문했습니다.
확인서는 퇴사 한 달 전 고지하지 않으면 치과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수 있다는 내용이 적혔는데, A씨는 "모두가 하는 절차"라는 말만 믿고 이 서류를 작성했습니다.
A 씨는 고작 이틀 일을 한 게 어떤 손해를 끼쳤는지 재차 물었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돌아온 건 "새 직원을 뽑는 시간과 비용"이란 답과 치과 쪽 변호사의 내용증명이었습니다.
결국 A 씨는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노동법 전문가들은 이런 확인서 강요가 명백한 위법이라고 지적합니다.
근로기준법 제20조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해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하는 계약'을 금지합니다.
'퇴사 예정일을 미리 알리지 않으면 손해배상액을 낸다'라거나 '지각 시 급여에서 공제한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넣을 경우 법 위반이란 것입니다.
이를 어긴 사업주는 500만 원 이하 벌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은성 샛별노무사사무소 노무사는 "일반 근로자가 이런 규정이 위법이라는 사실을 알기 어렵다는 점을 노리고 악용한 사례"라며 "미리 정해진 손해배상액을 내라고 강요하면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성우 직장갑질119 노무사도 "근로자에게 사전 손해배상 약정을 쓰게 하는 행위 자체가 범죄"라며 "노동청이 지도·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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