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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인사이트] "기도하면 군대 안 가" '면제 꿀팁'…"너희들이 더 복무해" 신의 아들에 '발칵'

"기도하면 군대 안 간다."

이스라엘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예루살렘 한복판, 검은 모자와 검은 옷을 입은 초정통파 유대교도 '하레디'가 도로를 뒤덮었습니다. 이들은 전시 사태에서도 입대를 거부하며 '백만 명 시위'라는 이름으로 거리를 점령했고, 이스라엘 경찰은 물대포와 강제 연행까지 동원했습니다. 왜 지금, 군대 문제로 이스라엘 사회가 이렇게 흔들리는 걸까요?

이스라엘 남성의 군 복무 기간은 32개월, 여성은 24개월입니다. 하마스와 전쟁 중이고 북쪽 헤즈볼라와도 일촉즉발 상태에서 '병역 자원 부족'은 이스라엘 국가 존립과 직결된 문제입니다. 그런데, 130만 명에 이르는 하레디는 토라(성서) 연구를 이유로 군대를 가지 않는 예외 집단으로 존재해 왔습니다. 건국 시절, 초대 총리가 홀로코스트 생존자 보호를 위해 허용했던 특례가 지금은 하나의 '면제 꿀팁'으로 변한 것이죠.

전쟁이 장기화되며 이스라엘 대법원은 결국 "하레디도 군대에 가라"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러자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을 함께하는 극우 초정통파 정당들로부터 "막지 않으면 정부를 박차고 나가겠다"는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심지어 네타냐후 총리는 하레디를 영구 면제하는 법안과 일반 남성 복무 기간을 36개월로 늘리는 방안까지 추진 중입니다. 누군가의 면제를 위해 누군가가 4개월을 더 복무해야 하는 상황, 이스라엘은 지금 이 문제로 다시 한 번 분열의 한가운데 서 있습니다.

이 갈등은 단순한 '징집 여부'의 문제가 아닙니다. 정부의 존립, 전쟁 수행 능력, 종교와 국가의 충돌, 그리고 사회적 신뢰까지, 이스라엘의 미래가 걸린 폭발성 높은 문제입니다.

한국처럼 병역 의무가 있는 나라에서는 더욱 주목해야 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누구는 가고, 누구는 안 가는' 그 불평등이 사회를 어디까지 흔들 수 있는지, 이스라엘은 생생한 사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에서 직접 보고 들은 이야기. 하레디 군 면제 논란의 실체와 그 뒤의 정치·종교적 충돌까지 지금 글로벌 인사이트에서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취재 : 김수형, 구성 : 정경윤, 영상편집 : 이승진, 디자인 : 육도현,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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