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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내년 중간선거 앞두고 엡스타인 '암초'

트럼프, 내년 중간선거 앞두고 엡스타인 '암초'
역대 최장의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사태 종료 뒤 '승리'를 선언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사망한 억만장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이라는 암초를 만나게 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의 성범죄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내용의 엡스타인 생전 이메일이 최근 공개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의문이 다시 고조되고 있는 겁니다.

지금까지 어떤 의혹과 논란에도 타격을 입지 않았던 트럼프이지만, 이번 엡스타인 의혹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에 균열을 일으키면서 내년 중간선거의 위협 요인으로 떠올랐단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충실한 지지자 중 다수는 정부가 엡스타인 관련 민감 문서들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체포돼 2019년 수감 중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생전 정·재계 인사들과 폭넓게 교제했던 그가 작성한 '성 접대 고객 리스트'가 있다거나, 자살이 아닌 타살이었다는 등의 음모론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 꾸준히 제기돼왔습니다.

지난달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원 10명 중 9명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 전반은 지지했지만, 엡스타인 파일 처리를 지지한다는 공화당원은 10명 중 4명에 불과했습니다.

공화당 전략가 테리 설리번은 로이터에 "(엡스타인) 문제가 가라앉고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다"며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불가능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설리번은 "'네거티브'를 증명하기는 불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것도 몰랐다면, 어떻게 증명할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습니다.

민주당 전략가인 피아 카루손도 엡스타인과 관련한 새로운 폭로가 계속된다면 내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지지자들의 투표 참여가 위축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카루손은 "마가 진영은 내부 문제에 집착해 이를 부풀리는 경향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부분에서 매우 취약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엡스타인 문제에 있어 공화당의 단일 대오는 흐트러졌고, 민주당은 엡스타인을 끌어오는 데 성공했습니다.

셧다운 종료로 연방정부 업무가 재개된 날, 법무부에 엡스타인 관련 수사 자료를 전부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치자는 청원이 필요한 서명 수를 모두 채웠습니다.

청원에는 하원 민주당 의원 전원과 공화당 의원 4명이 참여했습니다.

그동안 트럼프의 뜻을 전적으로 따랐던 로렌 보버트, 낸시 메이스 공화당 하원의원도 청원에 서명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당내 분열을 막기 위해 소수의견을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점을 환기시킨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민주·공화를 막론하고 미국 정치 전략가들은 최근 며칠간 엡스타인 스캔들이 놀라운 지속력과 뉴스 장악력을 보여줬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덮거나 피하려는 백악관의 시도 때문에 관심이 오히려 지속됐다고 지적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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