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국내 바이오 플랫폼 기업들이 조 단위 기술 수출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며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바이오 플랫폼은 다양한 의약품에 적용할 수 있는 핵심 기반 기술을 뜻합니다.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미국 일라이 릴리에 '그랩바디' 플랫폼을 기술 이전했습니다.
계약에 따라 회사는 최대 25억 6천200만 달러, 우리 돈 약 3조 7천487억 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랩바디는 약물을 목표 위치에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도록 돕는 이중항체 플랫폼입니다.
특히 뇌혈관 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는 BBB 통과가 어려운 기존 약물의 한계를 넘기 위해 개발됐습니다.
IGF1R 경로를 활용해 약물이 BBB를 효율적으로 지나 뇌로 전달되도록 돕는 기술입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4월에도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그랩바디-B를 기반으로 4조 원 규모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개발 플랫폼 '그랩바디-T'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알테오젠도 피하 주사제 기술 'ALT-B4'를 기반으로 굵직한 기술 수출 계약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ALT-B4는 피하조직 침투를 막는 히알루론산을 분해하는 재조합 효소 단백질로, 약물이 피하조직을 뚫고 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기술입니다.
정맥주사(IV) 치료제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꿔주는 플랫폼입니다.
SC 제형은 짧은 바늘을 이용해 피부와 근육 사이에 주사하는 방식입니다.
약물 지속 효과가 길고 투여 간격을 늘릴 수 있으며 통증도 적어 환자가 집에서 직접 투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알테오젠은 지난 3월 아스트라제네카 자회사 '메드이뮨'과 13억 달러(약 1조 9천억 원) 규모 ALT-B4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작년 11월에는 일본 다이이치산쿄와 3억 달러(약 4천억 원) 규모 계약도 맺었습니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역시 지난해 10월 일본 오노약품공업에 항체·약물 접합체(ADC) 플랫폼 '콘쥬올'과 파이프라인 'LCB97'을 한꺼번에 기술이전했습니다.
계약 규모는 최대 9천400억 원입니다.
바이오 플랫폼은 특정 약물·질환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어 '로우 리스크·하이 리턴' 사업으로 평가됩니다.
신약 개발에 비해 연구개발 비용이 낮고, 초기 단계부터 기술 수출 계약을 통해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점도 강점입니다.
최근에는 삼성에피스홀딩스도 바이오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이 회사는 자회사 '에피스넥스랩'을 설립하고 펩타이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플랫폼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글로벌 빅파마로 성장하기 위해 플랫폼 기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신약 개발 역시 필수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기업 가치는 결국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결정되는 만큼 장기 매출 확보에는 신약 개발이 핵심이라는 설명입니다.
(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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