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한양 가다 난파한 '세곡선'…600년 만에 인양

<앵커>

조선 시대 호남 지역에서 세금처럼 거둬들인 곡식과 공물을 싣고 한양으로 가던 중 난파한 선박이 600년 만에 물 위로 올라왔습니다. 현존 유일한 조선시대 배로, 고려시대 선박보다 기술적인 완성도가 높았는데요. 또, 이번 조사에서 새로운 고선박의 흔적도 추가로 발견됐습니다.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충남 태안의 마도 해역.

거센 조류와 암초로 예부터 난파 사고가 잦았던 이곳에서 600년 전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선박이 인양됐습니다.

길이 12미터 폭 5미터의 배가 수심 10여 미터 아래 바닷속에 가라앉아 있었던 겁니다.

안전한 인양을 위해 바닷속에서 목선을 107개로 분해했고, 차례로 끌어올렸습니다.

소금기를 빼고, 단단하게 만든 뒤 복원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지난 2015년 처음 발견된 마도 4호에는 공납용 분청사기 150여 점을 비롯한 유물과 '나주 광흥창'이라고 적힌 것 등 목간 60여 점이 발견됐습니다.

1420년경 호남지역에서 거둬들인 세곡과 공물을 싣고 나주에서 한양 광흥창으로 향하던 세곡선이 이 해역에서 난파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조선 시대 선박의 실물을 확보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 이전 시대와 달리 쇠못이 사용되는 등 발전된 선박기술이 확인됐습니다.

[신종국/국립해양유산연구소 학예연구관 : 14세기까지 고려 시대 때까지는 돛대가 하나, 그리고 15세기가 들어서자마자 조선 시대 때는 돛대가 2개가 되는 특징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마도4호선을 인양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고선박의 흔적도 발견됐습니다.

청자 다발 2묶음과 목제 닻, 그리고 고선박의 선체 조각과 화물받침목을 조사해 보니, 이 해역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이른 시기인 12세기 후반의 선박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바닷속 경주'라고 불리는 이 마도 해역에서 수백 년 잠자고 있던 또 다른 '타임캡슐'이 열리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 CG : 조수인, VJ : 오세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