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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았다고 했는데"…주검으로 돌아온 아들에 70대 아버지 '눈물'

"살았다고 했는데"…주검으로 돌아온 아들에 70대 아버지 '눈물'
▲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현장

"어릴 때 생활 형편이 어려우니까 스스로 공부해서 장학금 받고, 대학도 갔던 아들이었습니다."

어제(9일)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현장에서 시신이 수습된 김 모(44)씨의 아버지(72)는 아들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이날 오후 김 씨 시신이 안치된 울산 동강병원에서 김 씨의 아버지는 "아들은 사고 당일(6일) 새벽 4시 15분쯤 혼자 아침밥을 챙겨 먹고 첫차를 타고 출근했다"며 "저도 일 하러 갔다가 저녁에 퇴근하는 도중에 연락받고 사고 현장으로 갔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습니다.

아버지는 "현장에서 상황판을 보고 아들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가슴 아프게 그저 구조되도록만 기다렸는데 심폐소생술까지 했으나 사망했다는 통보를 들었다"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김 씨는 이번 붕괴 사고 직후 구조·수색 과정에서 유일하게 구조대원들과 의사소통이 가능해 생존이 확인됐던 매몰자였습니다.

소방 당국은 지난 6일 사고 발생 이후 1시간 20분 정도 만에 철재 구조물 사이에서 그를 발견했습니다.

당시 김 씨는 구조물에 팔이 낀 채로 호흡 곤란을 호소했고, 구조대는 김 씨에게 진통제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구조대는 김 씨 주변 구조물이 추가로 무너지지 않도록 땅을 조금씩 파가면서 접근했으나 그는 이튿날 오전 4시 53분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후 매몰 상태로 있다가 사고 발생 사흘만이자, 사망 판정을 받은 지 약 54시간 만에 시신이 수습돼 동강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동강병원 장례식장 안치실에는 김 씨의 아내가 흙이 묻어 돌아온 그의 작업복을 보고 소리 내어 울기도 했습니다.

안치실 안에선 "미안해"는 소리만 흘러나왔습니다.

김 씨에겐 아직 어린 두 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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