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문화재단은 지난 8일 종이접기 명인으로 4명을 위촉했다. 사진 좌측부터 노영혜 재단 이사장, 김소라 서울동대문종이문화교육원장, 이미자 부산사하종이문화교육원장, 이은희 경기용인기흥종이문화교육원장, 홍혜란 경기평택종이문화교육원장, 정규일 종이나라 대표이사.
"종이접기는 머리의 치밀함과 가슴의 열정, 그리고 손기술이 조화롭게 합쳐져야 작품으로 탄생합니다. 청춘을 다 바쳤던 종이접기 분야에서 명인으로 인정받으니 자부심도 들지만, 더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종이문화재단·세계종이접기연합(이사장 노영혜)이 지난 8일 충남 아산시 소재 교원연수원 도고에서 개최한 '2025 고깔축제, 조이! 대한민국 종이접기·종이문화 컨벤션'에서 '종이접기 명인'으로 위촉된 4명은 "이제 어디 가서 종이 좀 접는다고 자부해도 되지 않겠냐?"며 활짝 웃었습니다.
올해 명인이 된 이들은 이미자 부산사하종이문화교육원장, 이은희 경기용인기흥종이문화교육원장, 김소라 서울동대문종이문화교육원장, 홍혜란 경기평택종이문화교육원장입니다.
이들은 25∼30년의 종이접기 교육자로서의 경력을 갖고 있으며 각자 1천여 명의 제자를 배출했습니다.
가르쳤던 제자가 주변에 종이접기를 전파하고 또 성장해 종이접기 강사가 된 사례도 많다 보니 이들로 인해서 늘어난 종이접기 인구는 몇만 명을 헤아릴 것으로 여겨집니다.
재단은 종이접기 분야에서 강사, 사범, 마스터 등 여러 단계로 나눠서 자격증을 부여하고 있으며 14년 전 김명순 한국종이문화산업평가원장에게 명인 1호를 부여하면서 지금까지 26명을 위촉했습니다.
종이접기 자격증은 물론이고 각종 공모전 수상 경력, 교육원·문화센터·대학 등에서의 교육 이력과 국내외 봉사 경험 및 배출한 제자 수 등을 고려해 선정합니다.
올해 4명을 포함해 모두 26명이 명인으로 지정됐습니다.
유치원·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이 장래 꿈이나 희망 직업에 '종이접기 선생님'이라고 써내는 일이 많아져 행복하다는 홍혜란 원장은 "아이들 두뇌·인성 발달에 좋아 유아·청소년을 많이 가르쳤는데 최근에는 중년·시니어 제자가 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홍 원장은 "최근 지자체나 공공기관 등에서 시니어의 재취업이나 두뇌 건강을 위한 취미활동으로 종이접기를 권장하고 있다"며 "종이접기는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종이접기를 처음 시작한 30여 년 전과 지금의 인식도 많아 달라졌다며 이들은 "처음 종이접기를 배워서 강사가 되겠다고 하니 주변에서 돈이 안 되고 전망도 없다고 만류했는데 우직하게 자리를 지켰고 지금은 인식도 좋아졌고 블루오션 대접을 받는다"고 반겼습니다.
어려서부터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한 이미자 원장은 문화센터의 종이접기 강좌를 들은 게 계기가 돼 29년 전에 입문했습니다.
해외 봉사와 재단 행사에 단골처럼 참석한다는 그는 "딸이 종이접기 강사가 됐을 때 내가 선택한 이 길이 틀리지 않았다 싶어 무엇보다 기뻤다"고 돌아봤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태권도를 배워 3단까지 땄던 김소라 원장은 태권도 관장의 권유로 종이접기에 입문했습니다.
김 원장은 "종이접기는 아직도 배울 게 많을 정도로 저변도 넓고 깊다"며 "교육 노하우와 경험을 서로 나누는 기회라서 해마다 컨벤션 행사가 기다려진다"고 말했습니다.
임신 때 태교로 꽃을 접어서 주변에 선물하는 등 취미 활동으로 종이를 접던 이은희 원장은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재단 요청으로 응원용 태극부채를 1천 개나 접기도 했습니다.
이 원장은 "종이접기는 주부들의 우울감이나 스트레스를 푸는 데 최적화된 창작활동"이라며 "소통하고 나누는 따듯한 매력을 가진 게 종이접기"라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모두 "그저 종이접기가 좋고 배움을 나누겠다는 생각에서 교육 활동을 해왔는데 명인이 되니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받은 거 같아 뿌듯하다"며 "다 이루었다는 생각보다는 이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열정을 불사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재단은 종이접기를 포함해 지호공예, 종이장식, 설위설경, 지화, 닥나무, 닥종이, 색지공예, 종이조각미술, 지승공예, 한지천연염색, 한지부조공예, 닥종이인형 분야에서 55명의 명인을 배출했습니다.
컨벤션 이틀째인 9일에는 박미자 종이접기 명인의 '2025 일본 종이접기협회 심포지엄 참관기'와 김택수 경희사이버대 교수의 '인공지능으로 K-종이접기'를 주제로 한 특강을 비롯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이어졌습니다.
노영혜 이사장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단체상을 받은 것은 명인을 비롯한 교육원장·지부장·강사 등 종이접기 교육자들이 합심해 국내외에 저변을 확대하고 대한민국 종이문화를 널리 알려온 덕분"이라며 "명인이야말로 K-종이접기 세계화의 든든한 우군"이라고 치켜세웠습니다.
(사진=종이문화재단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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