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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파병부대 찾아간 김정은, 그가 특별히 챙긴 사람들 [스프]

[안정식의 N코리아 정식] 자폭 마다 않는 군인들의 ‘사상무장’ 강조

N코리아정식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일 제11군단 지휘부를 찾았습니다. 11군단은 폭풍군단이라고도 불리는 곳으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으로 상당 병력이 파병됐던 부대입니다.

김정은은 11군단이 "당의 영도업적이 역역히 깃들어있는 군단, 우리 군대의 고귀한 명성과 불멸할 명함을 주추로 받쳐주고 있는 믿음직한 전위전투대오"라고 만족을 표시하면서 "전군을 이 부대처럼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강군으로, 영웅군대로 만들자는 것이 우리 당의 의지이고 염원"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러시아로 파병돼 쿠르스크 지역을 탈환하는 업적을 세움으로써 북러 관계를 공고히 하고 북한의 국제정치적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한 11군단을 치하한 것입니다.
북한군 제11군단을 방문한 김정은


김정은이 제11군단에 가서 특별히 챙긴 사람들
그런데, 김정은이 제11군단 방문에서 특별히 챙긴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부대 내 정치사상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정치일꾼들입니다.
제11군단 정치일꾼들을 만난 김정은

김정은은 "전쟁과 전투의 승패를 가름하는 근본요인은 사상"이라면서 "당은 정치사상강군화 노선 관철에서 정치일꾼들의 중요한 활약에 제일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군인들이 지난 필승의 전투정신과 대중적 영웅주의, 용감성의 밑바탕에는 부대관병들의 정신적 성장의 고임목이 되고 자양분이 되어준 각급 정치일꾼들의 남모르는 공로"가 배어 있다며 정치일꾼들의 역할을 높이 평가한 것입니다.

김정은이 11군단에서 정치사상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정치일꾼들의 공로를 치하한 것은 러시아로 파병된 11군단 군인들이 보여준 행동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에서 전사한 북한 군인들이 자폭을 마다않는 행동을 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 파병 군인들의 사망경위 보니
북한은 지난 8월 러시아 파병 군인들에 대한 국가표창수여식을 실시한 뒤 이들을 위한 공연도 진행했는데, 공연 중간에 북한 군인들이 전투현장에서 사망한 경위가 소개됐습니다.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공연 영상물을 통해 소개된 북한군 사망경위, 지난 8월
 
# 김학철 (32살, 노동당원) - 적 무인기 타격에 쓰러진 자기를 구원하러 오는 전투원들에게 <중대의 전투임무를 수행해달라>고 웨치며(외치며) 자동보총으로 자기 머리를 쏘아 장렬하게 전사

# 리광은 (22살, 청년동맹원) - 부상당한 자기를 구원하러 오던 전우들이 적탄에 쓰러지자 자폭을 결심하고 수류탄을 터쳤으나 왼쪽팔만 떨어져나가자 오른손으로 다시 수류탄을 들어 머리에 대고 영용하게 자폭

# 림홍남 (20살, 청년동맹원) - 통로개척임무를 받고 지뢰해제 진투를 벌리던 중 습격개시시간이 박두하자 지뢰원구역을 달리며 육탄으로 통로를 개척하고 장렬하게 전사

# 윤정혁 (20살, 청년동맹원), 우위혁 (19살, 청년동맹원) - 전사한 전우들의 시신을 구출하던 중 중상을 당하여 적들의 포위에 들게 되자 서로 부둥켜안고 수류탄을 터뜨려 영용하게 자폭

# 박충국 (18살, 청년동맹원) - 팔과 다리에 부상을 당한 자기를 구원하러 오던 전우들이 적의 화력에 의해 쓰러지자 <오지 말라!>고 소리치며 수류탄을 터쳐 영용하게 자폭

<북한이 밝힌 북한군 사망 사례, 조선중앙TV, 지난 8월>

북한이 소개한 북한군의 이 같은 사망 경위가 사실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런 선전이 사실이라면 북한 입장에서 볼 때 군인들의 사상무장이 투철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극단적인 세뇌로 정상적인 사고를 마비시켜 놓고는 군인들의 정신무장의 결과로 자폭까지 선택하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입니다.

김정은은 국가표창수여식 당시 자폭을 행한 이들의 선택을 '양심에 떳떳한 선택'이라고 칭송했습니다. 스스로 죽음을 택한 이들이 훌륭한 도덕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군인의 본령인 명령집행에서의 철저성도, 조국애와 전우애의 열도와 헌신성도 하나같았고 생의 최후와 직면한 시각에조차 자기 의무에 충실하고 양심에 떳떳한 선택을 할 줄 아는 도덕성도 하나같이 훌륭하였습니다."
<국가표창수여식 김정은 연설, 지난 8월 보도>

앞으로도 적에게 포로가 될 위기에 처하면 자폭하라고 부추긴 셈인데, 이런 식의 정신교육을 실시해 온 부대의 정치일꾼들이 김정은에게는 매우 만족스러웠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11군단을 찾아간 자리에서 정치일꾼들을 따로 만나 특별히 격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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