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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천인계획, 한국 출연연까지 노렸다…포섭 메일 수백 통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 (사진 = 최수진 의원실 제공, 연합뉴스)
▲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

중국이 '천인계획(千人計劃)'을 통해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원을 대상으로도 무차별 영입을 시도해 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와 산하 출연연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초 출연연 연구자 수백 명이 천인계획 관련 메일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천인계획은 중국 정부가 해외 고급 과학기술인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와 특혜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기술 유출 등 국내 대학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한 천인계획 관련 문제가 불거지자 국가정보원이 지난해 1월 출연연에 전수조사를 요청한 결과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만 천인계획 메일 226건이 발송됐으며 한국재료연구원 188건,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127건, 국가독성과학연구소 114건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출연연마다 메일 시스템이 다르고 개인정보 문제 등을 우려해 일부 출연연만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전체 출연연에 실제로 전송된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됩니다.

메일 제목은 '중국의 뛰어난 과학자 펀드 지원 초청' 등으로 1000fb.com, 1000help.tech 등 천인계획을 뜻하는 도메인을 통해 발송됐습니다.

관련 메일 대다수는 스팸차단 시스템 등을 통해 자동 차단됐지만 일부 출연연 연구자들은 메일에 고스란히 노출됐고, 메일을 열어본 연구자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출연연들이 이후 조사한 메일 도메인 차단 등을 시행하자 이후에는 단체 메일을 보내는 대신 이름을 바꿔 개별로 접근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최 의원은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중국은 '외국인 전문가 프로젝트' 등 새로운 이름을 내건 프로그램으로 한국 연구자들의 중국 출장 등을 알선하며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련해 국정원은 '천인계획은 단순한 인재유치 프로그램이 아니라, 중국이 해외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전략적 포섭 공정'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최 의원은 밝혔습니다.

과기계에 따르면 최근 천인계획은 연구자가 중국을 여러 차례 방문하게 하며 접점을 늘리고 친밀도를 높여 가는 방식으로 변화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최 의원이 NST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출연연 임직원 중국 출장 내역에 따르면 이 기간 학회 참석 등으로 10회 이상 중국을 방문한 연구자도 27명 있었고, 2명은 15회 이상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기술 유출 시도가 갈수록 정교해지는 만큼 기술패권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국도 특단의 인재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앞서 KAIST 교원 대상 조사에서도 지난해 초 149명이 천인계획 관련 초빙 메일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유사한 이메일이 매달 2~3건씩 접수되고 있음에도 조사를 강제할 수 없고 교수 개인이 신고하지 않으면 알 길이 없는 만큼 구조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최 의원은 "출연연까지 노린 중국의 기술 포섭 시도는 명백한 기술 안보 위협"이라며 "국가 핵심 기술이 해외로 새 나가지 않도록 정부와 연구기관 모두가 경각심을 가지고 대응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정부는 근시일 내로 인재 유출을 막는 방안을 담은 제도를 내놓는다는 방침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 = 최수진 의원실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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