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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심장부에 사회주의자라니" 맘다니 훼방놨던 월가 긴장

"자본주의 심장부에 사회주의자라니" 맘다니 훼방놨던 월가 긴장
▲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

세계 금융의 중심지이자 자본주의의 심장인 미국 뉴욕 시장에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조란 맘다니(34)가 당선되면서 월가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월가의 부유층들은 맘다니 당선을 막기 위해 정치자금 모금단체까지 만들어 상대 후보 띄우기에 나섰지만 결국 실패했고, 이제 맘다니의 급진적인 공약이 현실화하는 것을 견뎌내야 하는 처지가 됐기 때문입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맘다니의 승리가 확실해지자 뉴욕 상류층에 패배감이 팽배했다고 전했습니다.

월가 주요 인사들이 맘다니에 반감을 가진 것은 그가 무슬림 출신인 데다 선거 공약들도 대부분 급진적인 색채를 띠고 있기 때문입니다.

맘다니는 시가 관리 권한을 가진 '임대료 안정화 아파트'의 임대료를 동결하고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한편 무상버스와 무상보육을 확대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공약 실현을 위한 재원은 부유층 증세를 통해 마련하겠다고도 했습니다.

선거 초반만 해도 당선 가능성의 희박해 보였던 맘다니가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하며 돌풍을 일으키자 비즈니스 환경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 월가의 '큰손'들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회장 등은 상대 후보를 지원하는데 수백만 달러를 쏟아부었고, 자산관리회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와 헤지펀드 '시타델' 등은 직원들에게 투표를 독려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빈부격차와 생활고에 시달려오던 청년층 표심을 파고든 맘다니의 승기를 누르지는 못했습니다.

판세를 뒤집는 데 실패하고 맘다니 시장을 받아 든 월가의 반응은 일단은 제각각입니다.

AQR 자산운용의 공동 창업자인 클리프 애즈니스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영화 '혹성탈출'에서 주인공이 해변에서 자유의 여신상 잔해를 발견하고 지구가 파괴됐음을 깨닫는 장면의 사진을 올리며 맘다니 시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프로페셔널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앤서니 폼플리아노는 "세계 금융 중심지의 시장으로 사회주의자가 당선된 것은 미친 짓"이라고 했습니다.

맘다니의 임대료 동결 공약에 격렬히 반대해온 부동산 개발업자와 건물주 등도 침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면 맘다니를 받아들이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택한 인물들도 있습니다.

한때 맘다니를 '마르크스주의자'라고 칭했던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맘다니를 돕겠다는 의사를 피력했고, 투자은행 에버코어의 랠프 슐로스타인도 정치적 견해가 다르더라도 맘다니와 협력하겠다고 했습니다.

제인 프레이저 시티그룹 CEO도 "당선된 시장과 협력해 더 나은 도시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애크먼도 엑스에 맘다니의 당선을 축하하는 글을 올리고 "내가 뉴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무엇이든 알려달라"고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투자은행 라자드 출신 안토니오 바이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욕에서 대규모 불법 이민자 단속에 나서고 연방 예산을 잘라버리겠다고 위협해 온 점을 들어 뉴욕시와 워싱턴의 관계가 가장 큰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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