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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철강산업 체질 개선 본격화…철근 설비부터 구조조정

정부, 철강산업 체질 개선 본격화…철근 설비부터 구조조정
▲ 경기 평택항에 쌓여 있는 철강 제품

정부가 공급 과잉과 산업 성숙으로 위기에 처한 철강 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철근 등 범용재의 설비 축소에 나섭니다.

날로 높아지는 각국의 보호무역 장벽에 대응해 수출 보증 상품을 신설하고, 밀려드는 저가 수입 철강 제품에 대해서는 반덤핑 관세 조치 등 대응을 강화합니다.

철강 산업의 본원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부가·저탄소 철강재 생산 전환을 지원하고, 환경규제에 대응해 철강 산업 경쟁력을 제고할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수소환원제철 전환에 속도를 냅니다.

산업통상부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및 산업경쟁력강화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철강 산업 고도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산업부는 "'산업의 쌀'이자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인 철강 산업이 수출 급감과 내수 침체, 글로벌 공급과잉 등 삼중고를 겪으며 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며 "업계 자율 컨설팅,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 활동 등 의견 수렴을 거쳐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먼저 공급과잉에 따른 경쟁력 약화 품목에 대한 선제적 조정에 착수, 철근을 비롯해 형강, 강판 등 범용재에 대한 생산 조정에 나섭니다.

특히 철근은 수입재 침투율이 3% 수준으로 낮고 기업의 자발적 설비 조정 노력이 미진해 설비 조정 중점 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정부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일정 규모 이상 철근 설비 조정에 나서도록 세제 등 각종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한편, 국회에서 추진하는 철강산업 특별법 등을 통한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습니다.

형강·강관 등 기업의 자율적 설비 조정 계획이 있는 경우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등 지원을 검토하고, 열연·냉연·아연도금 강판 등 수입재 침투가 높은 품목은 수입 대응을 선행한 뒤 단계적으로 설비 감축 여부를 검토합니다.

전기강판, 특수강 등 경쟁력을 유지한 품목은 과감한 선제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신성장 원천 기술 지정 및 연구개발(R&D) 지원 등에 나섭니다.

미국의 50% 철강 관세와 유럽연합(EU)의 철강 저율관세활당(TRQ) 도입 검토 등 수출 장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양자 간 공식·비공식 협의를 통한 대응을 강화하고, 수출 기업의 어려움을 덜기 위한 지원을 강화합니다.

우선 지난 9월 '미 관세협상 후속 지원대책'에서 발표한 철강, 알루미늄, 구리, 파생상품 수출 업체를 위한 총 5천700억 원 규모의 특화 지원책을 차질 없이 이행합니다.

철강 수출 공급망 강화 보증 상품을 통해 4천억 원 규모,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이차보전 사업을 신설해 1천500억 원 규모의 지원에 각각 나섭니다.

또 미국의 관세로 인한 피해 기업을 대상으로 200억 원의 긴급 융자자금을 편성해 지원합니다.

불공정 수입재 유입을 막기 위한 대응도 강화합니다.

내년부터 수입 철강재에 대한 품질검사증명서(MTC) 도입을 의무화해 조강국과 품질 확인을 강화하고, 제3국 및 보세구역을 통한 반덤핑 관세 회피를 차단하는 등 우회 덤핑 규제를 강화합니다.

조선·에너지·자동차·방산·우주항공 등 분야에 활용되는 특수탄소강 등 미래 유망 품목에 대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생산 기반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를 강화합니다.

이를 위해 10개 특수탄소강 R&D를 위한 2천억 원 규모의 지원에 나서고, 현재 12% 수준인 특수강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높여 일본(17%)을 넘어서고 독일(38%)과 경쟁하는 수준이 되도록 지원합니다.

기술개발을 통해 생산된 국내 우수 철강재가 납품 실적을 쌓을 수 있도록 인프라 설비 등에 우수 철강재를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제조 공정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철강 특화 AI 모델 개발에 나섭니다.

저탄소 공정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지원도 본격화합니다.

고로 대비 탄소 배출량을 90% 줄일 수 있는 수소환원제철 전환이 필요한 만큼, 지난 6월 8천100억 원 규모로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한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실증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전기로 확대, 스크랩 수급 안정화, 저탄소 인증제도 도입 등을 통해 철강산업의 '그린 전환'을 가속할 계획입니다.

산업 재편 과정에서 타격이 예상되는 포항, 광양, 당진 등 철강 집적지에는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을 통한 지역경제 지원을 병행합니다.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AI 기반 영상 모니터링, 철강 산단 스마트 안전 설루션 구축 등 산업현장 안전관리도 강화됩니다.

또한 KS 미달 제품에 대한 시장 유입 차단과 사후관리 강화를 통해 국민 안전 확보에도 나설 방침입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방안을 철강산업의 새로운 도약의 전환점으로 삼아 산업의 구조적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경쟁력 강화를 촉진해나가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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