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밤늦게 주문해도 다음 날 새벽이면 도착하는 새벽 배송, 많은 소비자가 편리하게 이용하는 서비스죠. 그런데 노동계가 노동자의 건강을 위해 새벽 배송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새벽 배송이 건강에 얼마나 해로운지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최고운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새벽 배송 노동자의 일과는 보통 한밤중에 시작됩니다.
밤 9시에 물건 싣고 10시부터 1차 배송.
다시 돌아가 물건 싣고 새벽 1시 50분부터 2차 배송.
3차 배송은 새벽 3시 반부터 동틀 때까지입니다.
[새벽 배달 노동자 : 시간 내 안 들어오면 캠프에서도 계속 전화 와요. 왜 안 들어오나요? 입차 안 하시나요? 왜 안 하시나요?]
밤새, 혼자 일하는 이런 환경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서울대 연구팀이 새벽 배달 플랫폼 노동자 942명을 조사한 결과를 미국 공중보건학회에서 발표했습니다.
한 달 사이 6.1%가 실제 교통사고를 겪었고 교통사고가 날 뻔한 경우도 34%를 넘었습니다.
[이가린/서울대 보건대학원 직업환경건강 연구팀 : 사람이 없는 깜깜한 곳에서 운전하시는데. 사회적 고립이 될수록 우울하고, 불안이 증가하고 이 사람들의 인지 능력에 영향을 (줍니다.)]
밤낮이 바뀌어 쉽게 잠들지 못하거나, 자고 나서도 힘들단 사람이 63.6%, 몇 번이고 자꾸 깬다는 사람도 38.6%였습니다.
응답자 3명 중 1명이 우울증을 겪고 있고, 1년 동안 자살을 생각해 봤단 사람도 13.8%나 돼 성인 평균의 3배였습니다.
수면 부족과 사회적 단절이 길어진 결과로 분석됐습니다.
[새벽 배달 노동자 : 공허함, 이게 대화 없이. 어느 순간 문득 나 혼자인 거죠. 우울증이 좀… 저보다 성격이 조금 내성적인 사람들은 더할 수도 있고.]
[이가린/서울대 보건대학원 직업환경건강 연구팀 : (새벽 배송을 하면) 당연히 낮에는 잠을 자야 하잖아요. 근데 사람들은 낮에 활동하니까 이 사람들이 원래 있던 그 관계, 가족들과의 관계, 친구들과의 관계도 점점 약화됩니다.]
연구팀은 개인 배달 사업자라는 이유로 무리한 노동을 감내하게 하는 상황도 정신건강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전민규)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