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승리한 LG 김현수가 데일리 MVP를 수상하고 있다.
김현수(37·LG 트윈스)는 한국시리즈(KS) 4차전 역전 결승타로 포스트시즌(PS) 통산 최다 안타 신기록(102개)을 세운 날, 가장 아팠던 2008년 KS의 기억을 장난스럽게 꺼냈습니다.
김현수는 오늘(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KS 4차전 한화 이글스와 방문 경기, 3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3타점을 올렸습니다.
PS 통산 안타를 102개로 늘리면서, 홍성흔(101개)을 제치고 이 부문 신기록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꾸준함으로 쌓아 올린 기록이, 신기록으로 탄생하는 순간은 매우 극적이었습니다.
김현수는 LG가 3대 4로 끌려가던 9회초 2아웃 2, 3루에서 한화 오른손 불펜 박상원의 시속 148㎞ 직구를 공략해 우익수 앞으로 빠르게 날아가는 2타점 역전 적시타를 쳤습니다.
이날의 세 번째이자, PS 통산 102번째 안타는 승부를 뒤집는 짜릿한 결승타였습니다.
이 순간, KBO PS 통산 최다 안타의 주인이 홍성흔에서 김현수로 바뀌었습니다.
팀의 7대 4 승리를 이끌고, 데일리 MVP와 '포텐터짐상'(결승타)룰 독식해 상금 200만 원을 챙긴 김현수는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9회에 최다 안타 기록을 세운 줄 몰랐다"며 "그런 생각은 들었다. 9회에 내 앞 타자 신민재가 1아웃 1, 2루에 타석에 들어섰다. '만루가 되면 2008년 KS에서 병살타로 물러날 때와 비슷하다'는 생각은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신민재는 1루수 앞 땅볼로 물러났고, 김현수는 2아웃 2,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서서 2타점 역전 적시타를 쳤습니다.
김현수는 프로 2년 차이던 2007년에 두산 유니폼을 입고 처음 PS 무대에 섰습니다.
1, 2차전에서 승리하며 기세를 올렸던 두산은 이후 내리 4연패를 당해 SK 와이번스에 우승을 내줬다. 2007년 김현수의 KS 성적은 타율 0.238(21타수 5안타)이었습니다.
2008년에 더 큰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김현수는 0대 2로 뒤진 KS 5차전 9회말 1아웃 만루에서 투수 앞 병살타를 쳤는데, 그해 한국프로야구의 마지막 장면이었습니다.
2008년 KS에서 타율 0.048(21타수 1안타)로 극도로 부진하고, 5차전 9회 마지막 기회도 투수 앞 병살타로 날렸습니다.
하지만, 김현수는 상처를 딛고 '타격 기계'의 위용을 이어갔고, 이제는 심장도 단단해졌습니다.
김현수는 "내가 나쁜 기억을 떠올릴까 봐, 신민재가 만루를 만들지 않고 아웃된 것 같다"고 농담한 뒤 "2008년보다는 내가 여유가 생겼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1회 삼진, 4회 투수 땅볼로 돌아선 김현수는 6회 2아웃 주자 없는 상황, 한화 선발 라이언 와이스의 시속 155㎞ 직구를 받아쳐 중전 안타를 만들었습니다.
PS 105번째 경기에서 친 100번째 안타였습니다.
김현수는 8회말 2아웃 2루에서는 김범수의 초구 시속 148㎞ 직구를 공략해 1타점 우중간 적시타를 쳤습니다.
김현수는 PS 101번째 안타를 치며, 홍성흔이 보유한 PS 최다 안타 기록과 타이를 이뤘습니다.
지난해까지 PS에서 96안타를 친 김현수는 올해 KS 1∼3차전에서 안타 1개씩을 치며 홍성흔의 기록에 접근했습니다.
1차전 2타수 1안타 2볼넷 2타점, 2차전 3타수 1안타 1볼넷 2득점, 3차전 3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으로, 매 경기 2번 이상 출루하기도 했습니다.
4차전에서는 이번 KS에서 처음으로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치며, 신기록까지 세웠습니다.
김현수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2안타, 준플레이오프에서 32안타, 플레이오프에서 34안타, KS에서 34안타를 쳤습니다.
김현수는 PS 통산 타점(61개)과 볼넷(50개)은 1위를 달리고, 출장 경기(105경기)는 2위, 득점은 3위(47개)에 자리했습니다.
4차전을 앞두고 김현수는 "지금은 개인 누적 기록보다는 최대한 많이 출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좋은 버스에 올라, 큰 경기를 많이 치를 덕에 누적 기록을 쌓은 것"이라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역할은 그 이상이었습니다.
김현수는 꾸준히 출루했고, 결정적인 순간에 타점도 올렸다. KS 4차전에서는 팀의 7대 4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1, 2차전에서 승리한 뒤 3차전에서 패한 LG는 4차전까지 내줄 위기에 처했지만, LG를 강팀으로 인도한 '뛰어난 운전사' 김현수 덕에 7전 4승제 KS에서 3승(1패) 고지를 먼저 밟았습니다.
이번 KS에서 13타수 6안타(타율 0.462), 1홈런, 6타점을 올린 김현수는 시리즈 MVP 후보로 거론됩니다.
김현수는 "나는 그냥 힘든 경기 안 하고,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개인상 욕심은 꾹 눌렀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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