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종묘·경복궁·수장고…'김건희 논란'에 고개 숙인 국가유산청

종묘·경복궁·수장고…'김건희 논란'에 고개 숙인 국가유산청
▲ 황성운 전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및 산하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김건희 여사의 경복궁 근정전 어좌 착석과 관련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국가유산 '사적 유용' 논란에 대해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고개 숙였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에서 열린 비공개 '차담회'에 이어 국보 경복궁 근정전의 어좌(御座·임금이 앉는 자리) 문제까지 불거진 데 따른 겁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오늘(2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가유산을 보존·관리하는 책임자로서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공식으로 사과했습니다.

허 청장은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관해 "국민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사적 행위이고, 누구도 해서는 안 되는 특혜로 생각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가유산을 더욱 철저하게 관리하고, 규정을 엄격하게 다시 만들고, 절차에 소홀함이 없게 하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 숙였습니다.

다만, 허 청장은 올해 7월 취임해 국가유산청을 이끌고 있으며 논란이 불거진 당시는 최응천 전 청장 재임 시절입니다.

국가유산청은 내부 감사에 착수해 당시 상황을 둘러싼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허 청장은 김 여사와 관련한 의혹을 전수 조사해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 질의에 "지금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조 의원은 "김건희의 발길만 닿으면 종묘가 카페가 되고, 어좌는 개인 소파로 전락하고, 박물관 수장고는 개인 서재로, 명성황후 침전은 침실로 취급된다"며 강한 어조로 질책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중한 국가유산을 수호해야 할 국가유산청이 이를 막아서기는커녕, 오히려 김건희의 국가 모독, 국정농단 행위를 비호하고 가이드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에 허민 청장은 굳은 표정으로 "철저히 전수조사"하겠다고 약속하며 "(감사 업무를 맡을) 법무감사담당관실 인력을 보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가유산청은 당시 궁궐, 종묘 등에서 근무한 관계자를 중심으로 김 여사가 방문했을 당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규정을 위반한 정황이 없는지 살펴볼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권과 문화계 안팎에서는 김 여사가 경복궁, 종묘 등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유산을 '사적 유용'했다는 의혹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해 9월 3일 세계유산인 종묘에서 외국인을 비롯한 외부인과 '차담회'를 열었으며 출입이 엄격히 제한된 신실까지 둘러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신실은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神主·죽은 사람의 위패)를 모시는 공간입니다.

그에 앞선 2023년 9월 12일에는 평소 내부 관람 및 출입이 제한되는 경복궁 근정전에 들어가 임금이 앉는 의자인 어좌에 올랐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김 여사는 2023년 3월 2일에는 조선 왕실 유산이 보관된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를 찾았으나, 관련한 방문 기록이 누락된 사실이 최근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