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년 만에 우리나라를 찾았습니다. 지난 2017년 11월 국빈 방한, 2019년 6월 서울과 판문점 방문 이후 세 번째입니다. 오전 11시 32분 김해공항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APEC이 열리는 경주로 이동해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두 나라 정상은 1시간 30분 간 최대 현안인 관세, 대미투자 협상뿐만 아니라 핵과 안보 문제까지 폭넓은 분야에 대해 대화를 나눴습니다.
87분 간의 정상회담..."조선업 협력 강조", "핵추진 잠수함 필요"
트럼프 대통령의 도착이 늦어지면서 정상 간의 일정도 순차적으로 지연됐습니다. 김해공항에서 경주로의 이동, 환영행사 등을 마친 두 정상은 오후 2시가 넘어서야 확대 오찬 회담을 시작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두 나라 경제,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다시 한번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메이커' 역할을 하면 자신이 조력하겠다는 '페이스메이커론'을 언급했습니다.
한미 정상회담 주요 의제
-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펀드 구성 및 운용, 투자처 선정
- 펀드 수익 배분
- 조선업 협력 '마스가' 프로젝트 실행 방안
- 국방비 증액, 원자력 협정 개정
-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펀드 구성 및 운용, 투자처 선정
- 펀드 수익 배분
- 조선업 협력 '마스가' 프로젝트 실행 방안
- 국방비 증액, 원자력 협정 개정
한미 정상회담은 87분 간 진행돼 오후 4시가 넘어 종료됐습니다. 비공개 회담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협상에 진전이 있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두 나라 정상이 함께 하는 공동기자회견이 없을 거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구체적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회담장 주변에서 흘러나왔습니다. 회담 내용과 관련해서는 오후 5시 이후에 정부의 브리핑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다시 조선업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한국이) 조선업의 대가(master)가 됐기에 우리와 협력하고 있다"면서 이번 협상에서 조선업과 관련된 진전된 요구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뜻밖의 의제를 힘주어 꺼내 들었습니다. 지역 방위와 미군 부담 감소를 위해 우리 군에 핵추진 잠수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 것입니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과 관련해서는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나 우라늄 농축 부문에서도 실질적 협의가 진척되도록 지시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디젤 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이나 중국 측 잠수함에 대한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습니다. (핵)연료 공급을 허용해주시면 저희가 저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 한반도 해역의 방어 활동을 하면 미군의 부담도 줄어들 것입니다"
"디젤 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이나 중국 측 잠수함에 대한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습니다. (핵)연료 공급을 허용해주시면 저희가 저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 한반도 해역의 방어 활동을 하면 미군의 부담도 줄어들 것입니다"
최근 트럼프 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을 추진하면서 북한의 염원인 '핵보유 인정'과 관련한 모호한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핵보유국 또는 핵무기 제조능력을 뜻하는 'Nuclear Power'라는 말을 여러 차례 썼습니다. 트럼프의 이런 태도에 대해 국내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무장에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이런 점을 알고 있는 이 대통령이 작심하고 TV로 중계되는 발언 시간에 핵 관련 우리의 요구를 공식화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대훈장 주고, 신라 금관 선물로...두 번째 국빈 방문 트럼프에 최고 예우
경주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 참여해 1시간 동안 특별연설을 했습니다. 한국과도 무역합의를 곧 타결할 것이라면서 협상에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특별연설 中
"미국이 세계 최초로 (반도체) 칩을 만들었고, 하루에 하나씩 배를 생산했지만 더 이상을 배를 건조하지 않고 조선산업이 낙후했습니다. 한국은 조선산업이 아주 발전했습니다..(미국은) 다시 조선업을 가져올 것입니다"
"미국이 세계 최초로 (반도체) 칩을 만들었고, 하루에 하나씩 배를 생산했지만 더 이상을 배를 건조하지 않고 조선산업이 낙후했습니다. 한국은 조선산업이 아주 발전했습니다..(미국은) 다시 조선업을 가져올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맞은 이재명 대통령은 최고 예우를 베풀었습니다. 한미 정상회담장인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진행된 의장대 사열 등 공식 환영식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궁화 대훈장'을 수여했습니다. '무궁화 대훈장'은 우리나라 최고 훈장으로 대통령과 그 배우자, 우방 원수 등에게 수여할 수 있습니다. 이 훈장을 받은 미국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입니다. 방한 기념 선물로는 '천마총 금관 모형'을 전달했습니다. 현존하는 신라 금관 가운데 가장 크고 화려한 것입니다. 강력한 리더십과 권위를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 취향에 맞춰 제작됐습니다.
김태진 외교부 의전장
"천마총 금관은 하늘의 권위와 지상의 통치를 연결하는 신성함, 지도자의 강력한 리더십과 권위를 상징합니다. 경주를 국빈으로 찾으신 트럼프 대통령께 한반도에 처음으로 평화를 가져온 신라의 정신과 한미동맹 황금기를 상징하는 금관을 선물로 준비했습니다"
"천마총 금관은 하늘의 권위와 지상의 통치를 연결하는 신성함, 지도자의 강력한 리더십과 권위를 상징합니다. 경주를 국빈으로 찾으신 트럼프 대통령께 한반도에 처음으로 평화를 가져온 신라의 정신과 한미동맹 황금기를 상징하는 금관을 선물로 준비했습니다"
북한,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이번엔 김정은과 시간 맞추지 못했지만 노력할 것"
관심을 모았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깜짝 만남 가능성은 희박해졌습니다. 북한은 오늘 새벽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어제 이뤄진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통신은 "함상 발사용으로 개량된 순항미사일들은 수직발사되어 서해 해상 상공의 설정된 궤도를 따라 7천800여 초(2시간 10분) 간 비행하여 표적을 소멸하였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참관하지 않았고, 북한 주민이 접할 수 있는 노동신문 등 대내용 매체에는 실리지 않아 대외 메시지임을 시사했습니다. 북한의 발표 시점이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한국 도착 불과 몇 시간 전이었다는 점으로 볼 때, 지금은 미국과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일본을 떠나기 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보고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사일 시험발사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밝히기도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기내 회견 中
"김정은 위원장은 수십년간 미사일을 발사해왔고 또 다른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난 그와 항상 좋은 관계를 갖고 있었습니다. 난 어느 시점에 그를 만날 것입니다. 알다시피 그는 스케줄이 매우 바쁩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수십년간 미사일을 발사해왔고 또 다른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난 그와 항상 좋은 관계를 갖고 있었습니다. 난 어느 시점에 그를 만날 것입니다. 알다시피 그는 스케줄이 매우 바쁩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북한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모두 발언에서 "이번에 김정은과 시간 맞추지 못했지만 만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진정한 내심의 뜻을 수용 못 하고 이해를 못한 상태인 것 같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요청하고, 언제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씀한 것 자체만으로도 한반도에 상당한 평화의 온기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진정한 내심의 뜻을 수용 못 하고 이해를 못한 상태인 것 같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요청하고, 언제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씀한 것 자체만으로도 한반도에 상당한 평화의 온기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내일은 세계 이목 집중된 '미중 정상회담'...잇단 화해 제스처에 성과 기대감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과 같이 세계의 시선은 내일 미중 정상회담에 쏠려 있습니다. 미중 간 관세 전쟁의 향방에 따라 세계 경제와 국제 정세가 요동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검토하자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로 맞섰습니다. 희토류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 미국은 기술과 안보 분야에서 타격을 입게 됩니다. 중국은 이를 통해 미국이 가하고 있는 자국 기업과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 문제도 해결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관세 협상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미국이 협상 카드로 타이완, 해양영유권 문제를 테이블에 올린다면 그 파장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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