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홍콩의 한 맥도날드 매장.
3명의 여성이 책상에 엎드려 숙면을 취하고 있습니다.
바로 옆에는 여행용 가방도 보이는데, 홍콩으로 여행을 온 중국인들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관광지를 돌아다니다 숙박비를 아끼기 위해 24시간 운영하는 맥도날드 매장을 찾은 겁니다.
최근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초저가 경비로 떠나는 '특수부대 여행'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군대의 효율성, 인내심, 강렬함에서 영감을 받아 가능한 많은 관광지를 돌면서 지출은 최대한 아끼는 중국만의 여행 문화라는 겁니다.
중국 여행사들도 이런 변화에 맞춰 하루 3만 원짜리 투어 상품을 내놓고 있고, 중국의 소셜 네트워크 '샤오홍슈'에는 무료 공공 캠핑장 이용, 24시 맥도날드에서 잠자기 등의 비용 절감 팁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중국 관광객 클로이 차이(Chloe Cai)는 호주 ABC와의 인터뷰에서 홍콩에서 3일간 머무는 동안 단 106달러(약 14만 원)만 썼다고 밝혔고, 그중 하루는 맥도날드에서 숙박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현지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상황이 곳곳 포착되며 '민폐 광광'이라는 비판도 커지고 있습니다.
일부 홍콩 주민들은 이런 행동을 "품격을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비판하며, 이런 초저가 여행객들은 홍콩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홍콩은 2024년에 중국 본토에서만 3,4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맞이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27% 증가한 수치였습니다.
그러나 그중 절반 이상이 당일치기 관광객으로, 이들의 1인 평균 소비액은 약 17만 원에 불과했고, 이에 따라 관광산업의 GDP 기여도는 2018년 4.5% → 2024년 2.7%로 축소됐습니다.
홍콩의 소매·식당·호텔업계 수익이 압박을 받게 되면서 식당의 야간 영업 제한, 좌석 제한 등의 규제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획 : 윤성식, 영상편집 : 김나온,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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