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직업이 소방공무원인 점을 이용해 사기 행각을 벌여 고소당하자 되레 '피해자가 험담을 퍼뜨리고 다닌다'며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40대가 전과 기록을 추가하게 됐습니다.
춘천지법 형사2단독 김택성 부장판사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40대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어린이집 학부모 모임에서 알게 된 B씨에게 "남편이 공무원인데 못 믿을 이유가 무엇이냐"며 부동산 분양권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가로챈 일로 고소당하자 B씨에 대한 헛소문을 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A씨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마치 실존하는 제삼자로부터 'B씨가 피고인의 자녀와 남편에 대한 험담을 퍼뜨리고 다닌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꾸며냈습니다.
구체적으로 '건너 건너 들었는데 B씨가 A씨 남편 C씨가 근무하는 소방서 직원한테 연락했다. 그 직원이 C씨 욕을 많이 했다. 알아보고 다 고소해'라거나 '그 소방서 직원이 A씨 부부의 자녀가 뇌성마비라고 했다더라'라는 메시지를 실제로 받은 것처럼 꾸며내고, 이를 캡처해 지인에게 전달했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범행내용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책임이 절대 가볍지 않다"며 "다만 판결이 확정된 사기죄와 동시에 판결할 때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습니다.
한편 A씨는 B씨를 상대로 3억2천만원을 뜯었음은 물론 전 직장 동료에게도 같은 수법으로 7천600만원을 뜯은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의 확정판결을 받았습니다.
다만 A씨와 짜고 범행한 혐의로 나란히 재판받았던 남편 C씨는 무죄를 선고받아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