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집권 이후 첫 아시아 순방이 글로벌 패권 경쟁 상대인 중국과의 담판,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우방국들과의 결속을 다지는 행보로 짜였습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2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밝힌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일정은 4박 5일 동안 말레이시아, 일본, 한국을 방문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밤(아시아는 25일 낮) 에어포스원을 타고 워싱턴 DC를 출발합니다.
26일 오전 말레이시아에 도착,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양자회담을 가진 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 실무 만찬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말레이시아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27일 일본으로 향합니다.
이어 이튿날인 28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양자회담을 합니다.
다카이치 총리가 선출된 뒤 첫 미일정상회담입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강경 보수 성향의 정치인으로 꼽혀 트럼프 대통령과 '케미'가 맞을 수 있지만,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가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한·미·일 공조'가 필요한 미국 입장에선 리스크 요인이기도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서 2박 3일 일정을 소화한 뒤 한국으로 29일 이동합니다.
1박 2일로 일본 체류 기간보다는 짧지만, 한국에서의 일정이 이번 순방의 하이라이트로 꼽힙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첫날인 29일 이재명 대통령과 마주 앉습니다.
지난 8월 25일 이 대통령의 방미 이후 약 두 달 만의 한미 정상회담입니다.
회담 장소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예정된 경주로 잡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지만, 이날 APEC 최고경영자(CEO) 오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같은 날 저녁 정상들과 실무 만찬(working dinner)을 갖습니다.
정상들의 실무 만찬은 31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APEC 정상회의 본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을 배려하는 측면이 커 보입니다.
아시아 순방 마지막 날인 30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APEC 참석을 위해 방한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좌합니다.
시 주석과의 만남은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렸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년여 만입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전날 두 정상의 회담이 '약식 회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상당히 긴 회담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28∼30일 일본, 한국, 중국 정상과 차례로 만나는 자리의 의제로는 '관세'와 '투자'가 빠지지 않을 전망입니다.
미국은 일본과 무역협상을 타결했지만,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 중 하나인 5천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등을 놓고 일각에서 재협상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한국과도 타결이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지만, 3천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방식과 투자금 납입 기간, 외환시장 안전장치 등에 대해 이견을 노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중국과는 첨단·전략산업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이 격화한 가운데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와 미국의 100% 추가 관세 예고로 양측의 갈등이 점증하는 상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한·중·일 정상과 잇따라 마주하며 이들 쟁점을 둘러싼 합의점 도출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는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핵 군축까지 거론하겠다고 예고한 상태입니다.
또 하나의 관심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동 여부입니다.
백악관이 이날 발표한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그가 마음만 먹는다면 김 위원장에게 '번개 회동'을 제안할 수 있다는 게 외교가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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