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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포커스] 조선중앙TV에 브루노마스?…록 공연 관람

<앵커>

북한에서 미국 가수의 팝 음악이나 락 스타일의 대중음악은 주민들이 듣고 싶다고 해도 마음대로 즐길 수 없는 검열의 대상입니다. 그런데 최근 조선중앙TV를 통해 이런 음악이 잇따라 흘러나왔습니다.

어떤 상황이었는지, 김아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아이스링크 위에서 남녀 선수가 피겨 공연을 펼칩니다.

배경 음악으로는 세계적 팝스타 브루노 마스의 곡이 흘러나옵니다.
1024 한반도 포커스 1_브루노마스

[It Will Rain(브루노마스 곡) : IF YOU EVER LEAVE ME BABY. (당신이 날 떠난다면)]

언뜻 평범한 갈라쇼처럼 보이지만, 무대가 펼쳐진 곳, 다름 아닌 평양입니다.

아이스링크 벽면에는 푸른하늘, 마두산경제연합회 같은 북한 기관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북한은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기념해 지난 7일과 8일 국제피겨축전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러시아, 중국 등 북한에 우호적인 나라 선수들이 참가했고, 공연곡으로 팝송이 사용되면서 북한 티비에서 이런 음악이 흘러나오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된 겁니다.

서방 가수의 음악을 자본주의 산물로 비난하고 주민들은 쉽게 듣지 못하게 하고 있지만, 외국 선수들의 공연 프로그램까지 통제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친푸틴 성향의 러시아 가수 샤먼의 무대는 보다 파격적이었습니다.

샤먼의 공연은 8월에 이어 두 번째, 이번엔 주북 러시아 대사와 함께 김정은 총비서도 관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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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는 북한 당국이 강조하는 애국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반면 그의 복장과 멜로디, 퍼포먼스는 서방 록 가수와 차이가 없는 편입니다.

북한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등을 통해 한류를 비롯한 외부 문화의 유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습니다.

서방과 한국의 대중문화는 사상적 이완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강경하게 조이는 반면, 러시아를 통한 직간접적인 노출은 일종의 예외로 간주하는 모양새입니다.

러시아와의 밀착을 드러내는 동시에, 북한 내부에 쌓이고 있는 문화적 갈증을 일정 부분 해소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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