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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배후' 프린스 회장 어디에…뱅크런 조짐도

<앵커>

캄보디아 범죄 조직 배후로 지목된 프린스그룹 천즈 회장은 여전히 행방이 묘연한 상태입니다.

외국인을 납치 감금해 온라인 사기에 동원했다는 의혹의 정점에 있는 천즈 회장의 자취를 프놈펜 현지에서 최승훈 기자가 추적했습니다.

<기자>

남성의 어깨와 팔, 가슴에 시뻘건 피멍이 들어 있습니다.

또 다른 남성은 머리에서 피가 흐르고, 의자에 묶인 채 쓰러진 사람도 있습니다.

미국 법무부가 프린스그룹 천즈 회장을 금융사기와 자금 세탁 등 혐의로 기소하며 공개한 범죄 증거들입니다.

1987년생인 천즈가 지난 2015년부터 이끈 프린스그룹은 부동산과 금융, 호텔, 통신 등 사업을 해왔는데, 공소장에 드러난 실체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범죄 조직이었습니다.

범죄단지를 만들어 외국인들을 납치, 감금한 뒤 온라인 사기에 강제 동원해 전 세계 피해자들의 돈을 뜯어낸 걸로 드러났습니다.

최근 미국과 영국 정부가 수십조 원대 범죄 수익과 재산을 압수 동결하면서 법적 제재에 나서자 돌연 자취를 감췄습니다.

여기는 캄보디아 프놈펜의 프린스 홀딩 그룹 건물입니다.

하지만, 건물 외벽 어디에도 프린스라는 이름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건물로 다가서자 경비원들이 막아서고,

[우리는 그냥 길을 걷고 있어요. 여기를 둘러보고 있어요. (촬영하지 마세요.)]

프린스 그룹의 부동산 계열사인 킹스맨 그룹이라고만 말합니다.

[건물 경비원 : 여기는 킹스맨 부동산 그룹입니다. (프린스 그룹과 같은 회사인가요?) 킹스맨이에요. 프린스가 아니에요.]

회장 천즈의 행방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합니다.

[건물 안내소 직원 : (천즈 회장은 어디에 있나요?) 죄송합니다. 저도 연락처를 모릅니다. 당신이 직접 연락할 수는 없어요.]

프린스그룹이 흔적 지우기에 나서면서 계열 은행에선 예금을 대거 인출하는 '뱅크런' 조짐마저 나타났습니다.

[프린스 은행 직원 : 고객들이 걱정하면서 예금을 인출하러 은행을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은행은 충분한 현금을 갖고 있습니다.]

프린스그룹이 외국인들을 감금한 곳으로 알려진 태자단지.

현지 경찰 단속에 급하게 도주했는지, 건물 안엔 한국인들의 신분증과 통장 등이 버려져 있었습니다.

우리 금융기관도 프린스그룹에 대한 제재에 나섰지만, 천즈 회장이 사라지면서 피해 회복과 처벌까지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한결, 영상편집 :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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